죽으면 그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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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추락으로 희생된 두 쌍의 젊은 남녀가 영혼 결혼을 하기로 했다 한다.시집장가 못 가고 죽은 영혼끼리 신주(神主) 결혼을 시키는 것을 명혼(冥婚), 또는 명배(冥配), 유혼(幽婚)이라 하여 고대 중국부터 있어 온 살아 있는 사람의 죽은 사람에 대한 정표요, 샤머니즘이었던 것이다.<구당서(舊唐書)>에 보면 당 대종 때 왕족이 죽었는데, 임금이 매우 슬퍼하여 승천제로 추서하고 방년에 죽은 장씨 녀와 명혼시키고 있는데, 이 명혼으로 장씨녀는 일약 공순황후가 되고 그의 무덤도 순릉으로 격상, 석물을 갖추게 했던 것이다.우리 나라 정사에서는 명혼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기 힘드나, 민속적으로는 널리 베풀어져 내려 온관행이다. 늙건 젊건 처녀로 살아야 했던 궁녀가 죽으면 명혼을 시키는 관습이 있었으며, 그 명혼을한 신랑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무덤을 관리케 했다.궁녀들은 살았을 제 명혼계로 돈을 저축, 죽은 후의 시집살이를 마련해야 했다니 눈물겹다. 임진강 고랑포 나루 건너에 있었다던 호각시 무덤도 명혼 무덤이다. 병자호란 때 인질로 잡혀갔던 소현세자가 돌아올 때, 아홉 명의 청나라 궁녀가 따라왔는데 그 중 한 궁녀가 죽자 명혼을 시켜 그곳에 묻었다 한다.명혼을 한 사돈끼리를 어둔사돈이라 했는데, 사돈 맺음에 있어 반상 등 신분과 가문의 지체를따졌고, 또 같은 당색의 집안이 아니고는 어둔사돈을 맺질 않았다 한다.권문귀가와 어둔사돈을 맺어 벼슬을 한 사람도 있는데 이를 어둔벼슬이라 하여 암품참봉,암품별감 등으로 불렀다 한다.명혼과 비슷한 관습으로 `신주양자(神主養子)'가 있었다. 후사 없이 죽은 사람에게, 역시 항렬 낮은 같은 가문의 누군가가 죽으면 양자를 맺어 주었던 것이다. 억센 한국인의 혈연 상속 의식을 단적으로 엿보게 해준다.그러나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육신을 벗어버리면 우리 예수님과 더불어 혼인하게 되고 영원한 신랑으로 모시고 살게 되는 것이다.사람의 영혼이 어찌 죽어서 결합할 수 있겠는가 단지 살아생전에 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그렇게라도 풀어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에서 기인한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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