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TOP
DOWN


주부들의 탈선

본문

1895년의 갑오경장(甲午更張) 이전까지만 해도 부녀자들의 재혼은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었다.남편과 사별한 여성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여성들에게 조차도 재가(再嫁)의 길은 막혀 있었다.그래서 과부보쌈의 풍습이 한창 성행했는데 일부지방에서는 남편에게 소박맞고 친정에도 돌아갈 수 없게된 여인들이 새벽에 성황당에 나가 서성이면서 보쌈해 가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많았다.남편이나 자신의 저고리 옷섶을 세모꼴로 찢은 '나비'를 간직하고 등에는 이불보를 진 소박녀를 처음으로만난 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데리고 사는게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두 지아비를 섬길 수 없다"는 유교적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었거나 일방적으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성들에게 까지 재혼길을 막은 것은 가혹한 처사였다.그래서 보쌈을 자청한 여성들은 '용기있는 여성'으로 꼽히기까지 했으나 그래도 오래도록 여성의 본분은 수절하는 것이요,정절을 지키는 것이었다.시대 변화에 따라 성(性)에 관한 의식이 개방화 추세로 치닫고 있다고는 해도 성문제에 관한한 여성들 특히 주부들의생각은 여전히 '보수'가 주축이다.하지만 30대 안팎의 젊은 주부들이 갖는 성의식은 나이든 세대 주부들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너댓해전 한 여성지가 5백명의 젊은 주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성의식보고서에 따르면"남편이외의 남자친구를 가지고 싶다"고 응답한 주부가 무려 78%에 이르렀다.실제로남자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주부는 24%에 머물렀지만 상당수의 젊은 주부들이 야릇한욕구로 마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물론 남자친구를 꼭 성문제와 결부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정신적 외도'로 파악될 수 있다는 심리학적 분석이 문제다.하기야 남성위주의 성문화가 만연돼 있는 풍조에서 여성의 정절만 강요하는 것은 무리고,많은 여성들이 '정신적 외도'를 꿈꾸는 배경에는 남편들의 커다란 책임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그렇다고는 해도 일부 주부들의 상습적 윤락행위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더구나 몸을 팔아서 자녀의 학원비를 마련한 주부까지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부끄러움을 깡그리 내팽개친 우리사회가 서글프기 짝이 없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3,499 건 - 152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