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남편 말을 들어주라
본문
"가끔 보면 여자 교인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 "우리 집은 대화가 끊어진 지 오래됐어요. 말이 없어요. 그래 재미가 없습니다." 나는 이 시간에 반문하겠다. 대화를 끊은 쪽이 어느 쪽인가 남자들이란 맺힌데가 많아서 상대가 잘 들어주기만 하면 한없이 얘기한다. 말이 됐든 안됐든 그저 "옳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 말이 옳아요, 그렇겠군요"하고 간단한 장단만 맞춰주면 밤새 얘기할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는데, 들어주는 자가 없지 않은가 너무 답답해서 술 집에 가가지고 십만원 내고 술집 아가씨한테 대고 1시간 동안 얘기하는 것이다. 이 아가씨들은 그냥 앉아서 "그럼요, 회장님!" "그럼요, 사장님! 옳은 말씀이에요" 하고 몇 마디 하고 십만원 얻어 가진다. 이래서 우리집 안주인은 십만원 손해보는 것이다. 대화를 막은 것이 누구인가 요컨대 듣지 않기 때문이다. 들으면 열리게 되어 있다. 들으면 듣는 자에게 말하게 되어 있다. 내 말을 잘 들어 주는 자보다 더 고마운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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