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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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목사, 애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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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목사 되었을 때가 스물일곱 살 때였다. 나이많은 목사님 밑에서 부목일을 하는데 그 목사님 건강이 좀 좋지 않아서 일은 내가 다 하고 목사님은 한 달에 한번 정도 설교하시고 했다. 그런데 참 어려웠던 것은 나를 보고 모두들 '젊은 목사' '애기 목사'하고 부르는 것이었다. 일은 많이 하고 열심히 하지만 항상 '애기 목사' '젊은 목사'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에이, 빨리 늙어야지, 억울해 못살겠다, 했다. 언제까지 내가 '애기 목사' 소리를 들어야 하나 했는데 어느덧 이제 은퇴할 때가 가까이 왔다. 어느 사이에 잠깐 지나갔다.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뭐 고통되고 답답한 일이라는 것들, 지나고보니 그렇게 꿈같을 수가 없다. 잠깐 사이에 지나갔다. 오히려 그 때가, 그 고난당하던 때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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