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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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혁명 때의 일이다. 혁명군이 공주대혈전에 앞서 서산 군수의지방군을 무찔렀을 때 잔악한 탐관오리의 딸이 살아남았다. 자칫하면 죽었을 이 딸을 동학혁명군은 아비의 죄를 딸에게까지 묻지 않는다는 군율대로 살려 둔 것이었다.한 의장이 그 처녀를 전봉준 장군의 처소로 데리고 들어갔다.처녀는 잡혀 와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녹두장군은 죄인의 딸에게는 매우 무서운 사람이었던 것이다.그러나 농민 지식인이었던 장군은 오히려 만백성을 두려워하고그녀 앞에서 자애로웠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녹두를바라보았는데,아주 작은 촌부에 지나지 않았다. 무섭기는커녕 오랜 고통과 아픔이 만든 진실과 엄청난 정의감이 얼굴에 가득 차 오히려 다정다감하게 느껴졌다. 녹두장군의 말 한마디는 그녀의 얼어붙었던 가슴을녹였다. 그러나 녹두장군은 그녀만의 연인이 되기에는 너무나 컸다. 전봉준은 그녀 한사람을 사랑하기에는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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