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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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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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이민들 중 한 무리가 배 여행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유카탄 반도의어느 농장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다. 하루는 농장주가 칠면조와 새끼 돼지 여러마리를 가지고 와서 뭐라고 하는데, 서로 말이 안 통해 난감한 차에 같이여행한 한 청년이 우쭐대며 성큼 나섰다. 그는 농장주의 말(스페인어)을 알아듣는 것처럼 머리를 끄덕이며 속삭이더니 통역이랍시고 말하기를 "먼 길에오시느라고들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대접하려고 이것들을 가져왔으니 우선 큰닭(칠면조)부터 잡아먹고 적당한 때 돼지들도 잡아 몸보신하시오"라고 했다는것이다. 주인이 농장을 떠나자 일동은 좋아하며 그 자리에서 물을 끓이고칠면조 목을 틀어잡아 잔치를 벌였고, 다음 날로 돼지도 모두 잡아먹었다.그리고서는 서양 닭과 돼지 맛이 동양 것보다 낫다거니 못하다거니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농장 주인이 다시 나타나서 곧장 가축사육장으로 가 보더니 짐승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자 노발대발하였다. 모두들당황해 하며 그 젊은 통역을 다시 내세워 곡절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그는싸우는 소리는 못알아 듣겠다고 뒷걸음질쳤다. 할 수 없이 이민 단지 본부에서일본 사람을 불러 통역을 시킨 즉, 그 농장주가 칠면조는 알을 받아부화용으로 간수하고 돼지는 키워서 새끼를 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바람에한국인은 야만인이라는 욕을 먹었다. 이후로도 언어의 장벽 때문에 웃지 못할일들이 심심찮게 있었다고 한다.상대방의 말을 제멋대로,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면 언제나 물의를 빚게마련이다. 국민의 뜻을 정부가 편한대로 해석하는 것도 키워달라는 돼지를잡아먹는 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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