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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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가 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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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런 전설이 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유서 한 장을 써주고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아들이 막상 유서를 보니까 응당 자기에게 물려주어야 할 재산을 아버지가 물려주지를 않았다. 단지 뭐라고 써 있는가 하면 '아 아이가 어린아이가 되거든 재산을 주시오' - 그리고 아버지의 친구에게 가서 물으라고 되어 있었다. 아들은 그 친구분한테 달려갔다. 랍비인 그는 이 편지를 딱 받아들더니 "잘 알았다. 유산은 천천히 주마." - 이렇게 대답했다. 아들은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 랍비는 또 말했다. "네가 어린아이가 되면 재산을 주라고 했느니라. 어서 돌아가거라." 아니, 지금 나이가 20인데 어린아이가 되면 주라고 했다니, 이것 참 맹랑했다. 아무튼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못받았다. 그러다가 장가를 들었다. 아이를 낳았다. 하루는 아이를 등에다 업고 말타기 놀이를 했다. 그렇게 한참을 즐겁게 놀고 있는데 퍼뜩, '아, 이것이 어린아이로구나'하고 깨달아지는 것이었다. 아들은 랍비를 찾아가서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랍비가 "그래, 이제 네가 유산을 받을 때가 됐구나"하고 재산을 돌려 주었다는 것이다. 보라, 장가를 가고 누군가를 열심히 사랑하게 되는 바로 그런 순간이 되고야 유산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바보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은 바보가 될 수 밖에 없다. 사도 바울이 지금 편지를 쓰고 있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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