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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본 사람의 멋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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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본사람하요한(동역회원, 일본선교사)내가 스즈키 히로시(鈴木 寬) 교수를 만난 것은 93년 3월이다. 그는 내가 출석하던 고베(神戶) 근교에 있는 고시엔 교회의 한 성도였다. 그는 좀 이상한 사람이었다. 나이가 41세인데 아이가 넷에다가(1년 후에 다섯으로 늘어남) 집은 거지 집 같았다. 그 후 눈여겨보니 항상 20년씩은 되어보이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는 늘 야시장을 이용하였는데 가격이 약 1/5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문은 동네 은행에 가서 보고, 30분 정도의 거리는 걸어다녔다. 고등학교 때부터 15년 동안 호텔에서 접시를 닦으며 공부를 하였다. 그러나 그는 분명 국립 대학 교수였다.그러던 그가 교제한지 6개월만에, 도쿄(東京)에 있는 국제기독교대학( I.C.U. = International Christian University)으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 가기 전 날, 갱지에 둘둘 말은 뭉치를 하나 내놓으면서 적지만 하목사님의 사역에 보태 썼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집에 와서 펼쳐 보니 50만엔(당시 환율로 치면 500만원 상당)이었다. 그의 가난한 생활을 익히 잘 알고 있는 터였기에 나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 또한 나는 그 당시 경제적으로 너무도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고, 일본어 학교 등록금도 재촉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 가치는 말할 수 없이 켰다. 그 이후에도 50만엔 정도를 더 헌금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그와 나의 교제는 더욱 더 깊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약 20명의 멤버와 함께, 한국 사람이요 무명한 사람이요 무능력한 나의 후원회를 만들어 주었고, 대표를 맡아 격려와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고 있다.그는 4대째 크리스찬이다. 전도에 열심이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이다. 전공 서적보다 성경에 관한 서적이 더 많다. 성경 66권에 대한 바인더가 다 되어있다. 대학 내에서도 집에서도 열심히 성경공부 그룹을 인도하고 있다. 그는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부패한 사회 속에서도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크리스찬,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는 강한 크리스챤을 기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믿음이 있고 철학이 있다.기독교인이 특히 적은 이곳 일본에서도 I. C. U.의 교직원은 모두 크리스찬이다. 그 중에서도 신실한 크리스찬이 약 20%정도 된다고 한다. 내 눈에는 그 20%의 믿음의 사람 중에서도 스즈키교수가 가장 핵심의 사람 같아 보인다(그는 금년 1월부로 교수로 승진하였다). 우리 기독교대학설립동역회가 이런 학교 이런 교수와 좋은 교제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가까워서 좋고, 우리보다 역사가 깊기 때문에 배울 점이 있을 것 같고, 똑같은 동양 문화권에서 기독교대학을 세워 나간다는 면에서도 고민의 나눔이 있을 것 같다.좀더 스즈키교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는 지금도 변함없이 20년씩 된 옷을 입고 있고, 자전거는 30년 전의 것이고, 이 편리한 세상에 아직도 등사기를 쓰고 있다(그는 사실 수학 교수이고, 컴퓨터 박사이다). 학교는 늘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고, 자녀들의 옷은 무릎까지 올라오는 옷도 많다. 어느날 그의 집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밥이 영 엉성해서 물어 보았더니 태국米라고 한다. 쌀집에 갔더니 태국미가 10엔 해서 샀다고 한다(당시 일본米 가장 싼 쌀값이 5,000엔이었다). 출장으로 오사카(大阪)에 자주 가는데, 출장비가 충분히 나올텐데도 야간버스를 이용한다. 비용이 절반으로 준다. 세수는 적당한 곳에서 한다. 혹시 신간센(고속전철)을 타야 할 경우에는 도시락과 물을 반드시 미리 준비하여 신간센 내에서 비싼 것()을 사먹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 두고 있다.그가 어느날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하나님께 받은 것을 낭비해서는 안된 다. 돈도 자원도 시간도 다 하나님께 받은 것이니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말 그대로다. 시간에 대해서도 그와의 약속은 오차가 없다. 그리고 30초의 시간이 있으면 30초의 일을 한다고 한다. 반드시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아껴쓰는 사람이, 자녀들을 위해서나 부족한 나를 위해 시간을 내 주는 것은 몇 시간도 더 내준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자 한다. 결혼 전 그의 부인과 데이트를 할 때의 이야기인데, 그 부인은 시간을 영 지키지 못하였단다. 2시간 늦은 것은 보통이고 3시간 늦은 경우도 가끔 있었다고 한다. 사회 초년생이어서 직장에서 빨리 나올 수 없어서 그랬다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번도 화를 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 보니 상대에게 기다림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시간에 그는 자기의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더 놀라운 것은 항상 기다림을 당하고 있던 어느 날 그의 부인 앞에서 빌립보서를 1장부터 4장까지 전부 암기하는 것이 아닌가. 기다리는 동안에 빌립보서를 암기하기 시작했단다. 30초를 아껴쓰기 때문에 이런 여유와 관용의 삶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그가 헌금을 하고 연약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돈이 많고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하나님의 것을 지키고 관리한다는 청지기의 정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쓸 것 다 쓰고 할 것 다 하면서, 헌금하고 하나님을 위해 시간을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역시 절약하고 규모 있게 사는 데서 여유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 크리스찬들은 헌금할 곳이 너무도 많다. 우리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곳이 너무도 많다. 자신을 위해서는 최소로 쓰고 하나님이 쓰시고자 하는 곳에는 최대로 사용하는 믿음의 삶을 살자. 이제는 우리가 조용하게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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