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청빈 영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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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쇼핑하는 메이저부인49년 노벨평화상 후보 지명받아…엘리노어 루스벨엘리제궁 입주거부, 인권활동-제3세계 지원...미테.지난해 말 미 ABC방송은 [미세스 부시의 스토리 타임]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남편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재임시절 친절하고 예의바르기로 소문났던 바버라 부시의 코너다. 자서전 집필로 화제가 된 바버라는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전래 동화를 들려주는 할머니가 된 셈이다.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퍼스트 레이디는 존경의 대상이다. 특히 미국은 영부인이 대통령보다 더욱 사랑받고 존경받는 경우가 많다. 조지 부시의 인기가 29%에 불과할 때도 바버라 부시의 인기는 80%를 웃돌았다.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는 [평화의 할머니],[여성해방운동의 할머니] 등으로 불릴 만큼 남편 못지않은 족적을 남겼다. 소아마비로 쓰러진 남편을 대신해 사회활동을 하다가 28년 뉴욕 주지사로 선출되기까지 했다. 32년 루스벨트대통령 당선후 노동장관에 여성을 지명하게 하는등 정치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지만 인종-여성차별 해소라는 시대정의를 따른 것으로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받았다. 루스벨트 사후에도 유엔주재 미대표로 활약하며 5권의 책을 썼고 49년에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린든 존슨 대통령의 부인 클라우디아 존슨은 [레이디 버드]로 더잘 알려진 인물이다. [버드]는 새처럼 귀엽다는 뜻으로 붙여진 별명이었다. 남편이 상원의원일 때 [텍사스 농장], [LTB 방송사]를 만들어 남편의 정치자금을 대주기도 하면서 정치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금전 특혜 스캔들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물론 미대통령 부인들 중에도 비판의 대상이 된 경우가 없지는 않다. 낸시 레이건, 로잘린 카터 등이 [과도한 정치적 영향력 행사]로 문제가 됐었다. 그러나 개인적 축재로 말썽이 난 경우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현재 미의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화이트워터] 스캔들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전의 일과 관련돼 있는 사건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후 얼마동안 힐러리는 [능력있는 퍼스트 레이디]를 과시하기 위해 활동적으로 일했으나 구설수에 자주 오르자 요즘은 다소 [얌전한] 모습을보이고 있다.유럽의 영부인들은 미국보다는 좀 더 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존 메이저 현영국총리의 부인인 노마는 총리 취임 직후 관저 입주를 사양하기도 했으며 입주 후에도 쇼핑가방을 손수 든 채 지하철로 나들이를 하고 있다.독일 통일을 주도한 헬무트 콜 독일 총리와 부인 한넬로라는 최근자서전을 대신, 콜이 즐겨먹는 음식과 요리법을 모은 요리책을 내기도했다.동방정책으로 탈냉전과 독일 통일의 기반을 마련한 빌리 브란트 전독일총리의 황금기를 함께 했던 부인 루트는 당시의 이야기를 모은 [친구의 나라]를 출간, 비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다니엘은 엘리제궁 입주를 거부하고 사저에 살면서 인권 및 인도적 활동에 열정을 쏟아 이색적인 퍼스트 레이디의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퍼스트 레이디는 아니지만 조용한 외조로 유명한 [퍼스트 젠틀맨]의 예도 있다.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마거릿 대처 전영국총리의 남편데니스는 대중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으며 사소한 일로라도 구설수에 오른 일이 거의 없다. 노마 메이저가 퍼스트 레이디가 된뒤 {대처 전총리의 남편처럼 조용히 지내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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