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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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인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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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합실에서 기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낯선 남자와 같이 의자에 앉아있었다.심심풀이로 먹으려고 새우깡을 사다가 둔 채, 차시간을 알아보려고 갔다와서 보니 옆에 앉은 남자가 그 새우깡 봉지를 뜯어서 제멋대로 먹고 있는것이었다.'몇 푼 안되는 것이니'라고 생각하면서 말없이, 다만 그것이 내 것이라는자부심 같은 것으로 스스럼없이 그 남자가 들고 있는데서 하나씩 같이 꺼내먹었다.그 남자도 말없이 먹어댄다. 그러더니 마지막 남은 한 개를 반을 잘라서먹고 반개는 두고 가버리는 것이다.생각하니 여자라고 무시한 것도 같고, 아무리 값싼 것이지만 제 것인 양뜯어서 다 먹고, 말도 없으니. 벙어리인가 철면피인가 세상에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시간이 되어 가려고 가방을 챙기다 보니 내가 산 새우깡은 가방에 그대로 있는 것이었다.그 남자도 똑같은 것을 사서 자기 것을 먹은 것이었다.나는 나의 착각한 실수에 도리어 그 남자가 나를 '별 미친 여자 만났다고할 것이 아니겠는가'하는 생각이 들어 몸둘 바를 몰랐고,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와서 배꼽을 쥘 지경이었다.인생은 미완성이며 착각하기 쉬운 고등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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