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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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야, 밥은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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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 부모들이 내게 말하는 것이 종종 이해 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어렸을 때에는 방어본능이 없는 아이를 부모가 아이를 보호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아이가 어른으로자랐을 때에도 부모들의 잔소리는 늘 자식을 따라 다닌다.`얘야,밥 먹는 것 잊지 말거라'`차조심하고 앞을 보고 다니거라'이런 말은 어머니께서 내가 수무 살이 훨씬 넘은 나이가 될 때까지 들려준 말씀이었다. 어느해 우리 가족은 바닷가로 여름 여행을 떠났는데 내가 막 웃통을 벗고 바다로 뛰어들려고 하자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얘야,춥진 않으냐"태양은 뜨겁게 내리 쬐는데 내 아버지의 말은 우습기까지 한것이었다. 그 뒤부터 나는 부모들이 자식을 걱정하는 말은 대부분이 쓸데없는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세월은 흐르고 나는 아버지가 되었다.요즘은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가 몹시 그리운데 며칠전 아들녀석과 영화구경을 다녀온 뒤부터 나의 그리움은 더해졌다.이제 갓 스무살이 된 큰 아이와영화를 보러간 나는 영화가 상영되기전 극장홀에서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너 화장실 다녀와야 하지 않겠니"부모에겐 팔십먹은 자식도 애로 보인다는 말도 있지만 난 내어머니,아버지의 걱정스런 말투가 얼마나 애절한 것이었는지 다 늙어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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