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희의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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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의 장왕은 전쟁에서 큰공을 세운 장수들을 초청하여 연회를 베풀었다.그 때 갑자기 센바람이 불어와 연회석의 촛불이 모두 꺼져 버렸다. 장수들은 어둠 속에서 좋아라 하고 장난질을 하며 떠들어댔다.그런데 누군가가 어둠을 틈타 장왕의 애희의 입술을 슬쩍했다. 애희는 즉시 그 장수의 관에 표시를 해 놓고 장왕에게 달아나 일러바쳤다."마마! 누군가가 제게 못된 짓을 했어요. 그 자의 관에 표시를 해 두었으니, 빨리 촛불을 켜서 잡아 주세요."그러나 장왕은"여러분, 방금 내 애희가 못된 짓을 당했소. 그러나 술자리에선 이런 장난은 일어나기 쉬운 법, 나는 화를 내지 않겠소. 그보다 여러분이 내 연회를 그토록 즐기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소. 지금부터는 딱딱한 격식을 차릴 것 없이 맘껏 즐기도록 하시오. 모두 관을 벗으시오."하고 모두 관을 벗자 촛불을 켜도록 했다."자아, 흥겹게 들 노시오."이렇게 해서 애희의 기지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애희의 입술을 누가 훔쳤는지 밝혀지지 않은 채 연희는 끝나고 말았다.그후 장왕은 진나라와의 싸움에서 많은 병사들에게 포위 당해 죽느냐 사느냐의 위급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 때 말 탄 장수 한 사람이 헤치고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화살을 맞으면서 장왕을 구출해 내는 게 아닌가!장왕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구해 준 그 장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러자 그 장수가 이렇게 대답했다."제가 바로 지난 해 초성의 연회에서 애희께 못된 짓을 한 자입니다. 그날 밤 폐하의 너그러운 마음 때문에, 다른 장수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 날 이후 저는 폐하께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그 장수는 얼굴 가득히 미소를 띠우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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