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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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대신 줄서주는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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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어린이날 모처럼 놀이동산에 갔다. 예상했던대로 많은 인파로 붐볐지만 아이들이 질서를 지켜가며 스스로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대신 줄서주기다.자신의 아이 가 한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부모 중 한 사람이 다른 놀이기구 앞에서 가서 줄을 선다. 아이는 한 놀이기구를 탄 뒤 미리 줄서고 있던 부모의 자리에 들어가 오래 기다리지 않고 다음 놀이기구를 즐기는 것이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영리한() 부모를 둔 아이들은 복잡한 인파 속에서도 다른 아이들보다 더 즐길 수 있다.하지만 부모의 약삭빠름으로 인해 혜택받는 아이들은 세상의 이치를 어떻게 생각하게 될 것인가. 부모가 대신 줄을 섰으면 떳떳하게 새치기해도 된다고 여길 것 아닌가. 부모와 함께 오지 못한 아이들이 받는 상대적 박탈감은 어찌해야 할까. 내 아이만 편하 게 즐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결코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요즘 학교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 그러나 학교에서 아무리 공공질서를 가르친들, 부모의 이런 참담한 요령주의가 그나마 쌓 아올린 학교교육의 성과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린다. 바른 교육은 열번 스무번 반복하고 여러 상황에서 훈련되고 내면화해 어른이 되기 전에 확실한 신념이 실생활에서 몸에 배어야 한다. 학교교육에 대한 걱정 못지않게 우리 가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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