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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크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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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0년 제작된 미국영화 ″나홀로 집에″는 총5억8천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ET", "스타워즈"에 이어 사상 3번째 흥행기록이다.주인공역을 맡았던 어린이배우 매컬리 컬킨은 일약 스타가 됐으며,"나홀로 집에Ⅱ"에서 출연료 4백50만달러를 받음으로써 "5백만달러 소년"이란 별명을 얻었다. 영화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다.온가족이 크리스마스 휴가여행을 떠나면서 북새통에 막내아들을 집에 남겨두고 비행기를 탄다.가족들은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이 사실을 알고되돌아 오려고 하지만 연말 피크시즌이라 비행기표를 구할 수 없다.졸지간에 고아아닌 고아가 된 소년은 혼자서 집을 지킨다.그때 좀도둑 2명이 빈집을 노리고 들이 닥친다.소년은 갖가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도둑들을 물리친다.관객들은 소년의 기발한아이디어에 탄복하고 도둑들이 겪는 수난에 박수를 보낸다. 영화 "나홀로 집에"는 단기간 해프닝으로 시작돼 해피엔딩으로 끝난다.하지만 우리현실속의 "나홀로 집에"는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부부 맞벌이와결손가정 등 이유로 학교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도 기다리는 것은 빈집뿐인 아이들의 얘기다.안전사고,범죄에 무방비일뿐 아니라 비행청소년이 될 우려마저 있다.보건복지부가 집계한 방과후 보육사업 대상 아동수는 약80만명. 전체 초등학생 3백90만명의20%가 넘는다.그러나 이들을 돌 봐줄 수 있는 시설은 사회복지관 70여개소,수용능력 2천여명이 고작이다. 선진국에선 학교,교회,스포츠센터 등에서 학교에서 돌아온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후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미국에선 어린이를 혼자 집에 두면 부모가 처벌받는 규정까지 두고 있다.우리도 방과후 학교,교회 등을 개방하고 교사 또는 주민들 가운데 서 의욕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골라 어린이를 위한 교양,취미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은 5월5일 어린이날이다."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로시작하는 어린이헌장이 알맹이 없는 빈말이 되지 않도록 가정이 돌보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사회가 바른 길로 이끄는 어린이복지 정책이 필요하다. -1996. 5. 5. 분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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