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어진 인생의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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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충만함이 없는 인간의 삶은 공허하다.세속적으로 아무리 잘나가는 사람이라도 정신적으로 황폐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물질적인 것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속성인 것이다.사람들이 신앙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미국 UCLA 영문학석사,베벌리힐스의 유명 미용아티스트,미용전문영어를 가르치는 교수.서울 압구정동에서 꽤 괜찮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강형숙씨(48)의 경력은 화려하다.더 이상 부러울 게 없어 보인다.그런 그녀가 신앙생활에 열심이다.그녀는 자신의 일터 `강형숙 뉴헤어디자인'에서 자신의 신앙을 전도하는 기쁨에 푹 빠져있다.자신의 일도 사랑하지만 전도사역은 더 즐겁다.어려서부터 가진 믿음은 아니다.결혼전에는 교회문앞에도 가보지 않았다.내가 뭐가 아쉬워서 교회에 가느냐고 생각했다.실제 그녀는 아쉬운 것이 별로 없었다.자신의 꿈인 영문학교수가 되는 것도 탄탄대로였다.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한 후 미국 UCLA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대학강단에 서는 일을 마다하고 미용일을 시작한 것도 어렵지 않았다.어머니 김옥진씨(전미용협회회장)의 권유와 지원에 따른 것이었다.김씨는 평생 미용인의 외길을 걸었지만 한번도 딸에게 자신의 일을 이어달라고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73년,강씨가 미국UCLA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있을 때였다.푸에르토리코에서 개최된 `미스 유니버스대회'에 미스코리아 샤프롱으로 온 어머니의 통역으로 참석하게 됐다.대회가 끝난 뒤 김씨는 그녀에게 “이제 네가 엄마의 대를 이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그녀는 어머니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미용일이 전문직업으로 괜찮겠다는 확신도 있었다.강씨는 그러나 무작정 미용가위를 잡지 않았다.미용을 먼저 학문으로 공부했다.곧 바로 미국 야마노미용대학에 진학해 미용학을 전공했다.세계 36개국 학생들이 모인 그곳에서 치열하게 공부했고 뉴욕의 수잔 앤드 채드윅,독일의 웰라 컬러 스쿨,프랑스의 로레알 컬러스쿨,이탈리아의 토니 앤구이,영국의 비달 사순 등에서 수학했다.야마노대학을 졸업한 뒤 동양인으론 최초로 미국의 저명인사들이 찾는 베벌리힐스의 `존 피터스 미용실'에 근무하면서 미용아티스트의 꿈을 키웠다.허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그의 고객이었다.청바지 차림의 수수한 얼굴의 영화배우들이 미용실에서 화장과 머리를 손질하고 나갈 때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보고 저들이 찾는 미용사가 되고자 결심했다.연구끝에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인 프리시전(precision)컷을 개발했다.머리를 감은 뒤 물기를 말리고 손질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5분이면 끝나는 자연스런 헤어스타일이었다.유명인사들에게 이 스타일이 어필하면서 그녀는 그곳에서 꽤 유명해졌다.그녀는 미용가위 하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같았다.당시 그녀는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던 남편을 따라 교회는 다녔지만 화려한 세상에 더 관심이 많았다.그러나 뭔가 허전했다.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여건이었지만 정신적으로 충족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그러던중 81년 자궁근종 수술을 받게됐다.30분정도면 끝나는 수술이 7시간이나 걸렸다.마취에서 깨어난 강씨는 자신이 생사의 기로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물혹을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이 의료진의 실수로 장파열이 돼 대수술로발전하게 된 것이었다.엄청난 충격이었다.그동안 살아왔던 시간이 너무나 덧없게 느껴졌다.그제서야 하나님께 매달렸다.“주님 나의 교만함을 용서해 주세요.매번 눈에 보이는 화려함을 좋아하고 최고가 되려했던 저를 용서해주세요.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살며 그리스도를 전하겠습니다.이 죽음의 문턱에서 저를 건져주십시오”그녀는 이후 4차례나 수술을 더 한 뒤 건강을 되찾았고 이때부터 형식적인 신앙인을 버리고 진정한 신앙인으로 변모했다.강씨는 90년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서울 압구정동에 `강형숙 뉴헤어디자인'을 개원했다.그후 일터를 복음의 전진기지로 삼아 평신도 선교사의 삶을 살고 있다.최근엔 국민대 디자인대학원 미용아카데미 주임교수로 임용됐다.어린시절 소망이었던 영문학교수의 꿈을 이룬 것이다.일주일에 두번 원서강의와 미용전문영어를 가르치는 일에 신바람이 난다.“미용업은 아주 흥미로운 직업입니다.직업을 통해 지속되는 인간관계가 손님과 미용사의 관계를 뛰어 넘는 경우가 많지요.이를 통해 신앙교제를 깊이 나눌 수 있어요”가위질 소리가 아름다운 선율로 들린다는 강씨.이젠 사람들의 표정이나 머리 모양만 보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충 알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강씨는 현재 남편 이삼열씨(무역업)와 서소문교회(김호일목사)에 출석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취재수첩〉강형숙씨는 `연결 연결의 법칙'을 삶에 적용한다.`5분을 한시간처럼' 활용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그만큼 시간관리가 철저하다.손님을 기다리는 5분을 활용해 항상 핸드백 속에 있는 영어성경책과 스크랩한 신문조각들을 꺼내 읽고 메모한다.그녀의 하루 일과는 오전 9시,직원예배로 시작된다.5명의 직원들과 손을 잡고 기도한 뒤 국민일보 `가정예배'로 직원예배를 인도한다.이 시간은 9년째 변함이 없다.작은 부흥사경회를 연상케하는 직원예배를 통해 믿지 않던 직원들도 모두 신앙인이 됐다고 한다.강씨는 예약제를 도입해 손님이 원하는 시간에 미용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일의 합리성과 직원들의 개인생활을 존중해 주기 위해서다.지난 5일부터 국민대학 미용아카데미에서 미용전문영어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학생들에게 프로로서의 이미지관리 미용심리 미용윤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강씨는 외모는 화려해 보이지만 검소한 생활을 한다.남편의 10년된 스웨터와 자켓을 외출복으로 입는다.색깔을 맞춰 스카프와 코디하니 외출복으로도 손색이 없다.시장에서 산 5천원짜리 티셔츠를 즐겨입는 생활은 그가 주장하는 실용적인 삶과 일치한다.강씨는 현재 7명의 친구들과 예수향기회를 조직해 미자립 농촌교회를 돕고 있으며 목회자 사모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사모가 되기 위한 자기계발법,대화법,성도심리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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