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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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새롬이와 만났다. 다음부터는 만나지 말아야겠다.''새롬이에게 눈물이 핑 돌도록 맞았다. 새롬이가 밉지만 내 잘못이다.'이 글귀는 서울 J초등학교 6학년 난초반 어린이들의 일기에 흔히 등장하는 내용이다. 처음에 나쁜 친구들 중에 새롬이라는 아이가 있다고 생각했던 학부모들은 새롬이의 실체를 알고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아이들의 일기장에 등장하는 새롬이는 사람의 이름이 아니었다. 담임 선생님의 교탁 위에서 항상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보는 회초리였던 것이다.난초반의 담임인 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회초리의 뜻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아이들 스스로 회의를 거쳐 회초리에 이름을 짓자고 제의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이 되라'는 뜻의 새롬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새롬이와 한 반에서 생활했던 졸업생이 김 선생님을 찾아올 때면 "새롬이 잘 있어요"라는 말이 이젠 꼭 물어오는 인사말이 되어버렸다.새롬이와 아이들의 만남은 스스로 정한 약속에 따랐다. 모범이 될 만한 행동은 1점을 주고 반대의 경우에는 1점을 빼게 되는데, 일정한 점수 이하가 되면 새롬이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처음엔 새롬이 탓에 학부모들로부터 적지 않은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 선생님은 새롬이를 없애려는 마음까지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새롬이를 없애는 일에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은 정작 아이들이었다."새롬이를 만난 뒤 정말 뉘우치고 반성하는 아이들이 많아졌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많이 두려워하거나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면 매를 줄여주거나 살짝 대기만 합니다."새롬이를 들기 전에 김 선생님은 한 번 더 생각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와 믿음을 돈독히 해주는 새롬이는 오늘도 난초반 아이들의 교실을 사랑과 애정으로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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