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겨내는 가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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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고 연구소까지 설립한 석인수(石仁洙.36.대구시 북구)씨. 기자가 그의 사연을 본지 9일자 31면에 보도하자 문의전화가 잇따랐다.10일 오전에도 경남 진해의 40대 주부가 "자폐증 아이를 두고 있다" 며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니 전화번호를 가르쳐달라" 고 부탁하기도 했다.이들의 목소리에는 장애를 '가족의 힘' 으로 극복해낸 石씨 일가에 대한 부러움이 배어 있었다.石씨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 7일 오후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石씨와 부인은 남매를 데리고 경북 고령의 부모에게 가려던 참이었다.가족들의 모습에서는 장애아가 있는 가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포근함이 묻어났다.아들의 장애가 오히려 가족을 더 가깝게 만들었다는 대견스러움도 있는 듯했다.물론 자신감을 찾기까지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石씨는 육아일기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고 적어 한때의 어두웠던 집안 분위기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石씨는 "부모가 자녀의 장애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만 하고 애만 태운다면 불화가 잦을 수밖에 없다" 고 조언했다. 가족의 일원으로 따뜻하게 안아야 한다는 얘기다.이 과정에서 石씨는 특히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했다.모성애를 실천하는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속만 끓일뿐 부정(父情)을 행동으로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그래서 아이 학교에 '치맛바람' 보다 '바짓바람' 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 石씨는 아들의 학교를 거의 매일 찾아 적응을 도왔다.나무젓가락을 입에 물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초인적인 공부를 한 끝에 8일 고졸 검정고시 합격을 따낸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조경호(曺慶鎬.35.대구시)씨 집에도 웃음이 넘쳤다.12평 아파트에 살며 팔순 할머니의 뒷바라지에 힘입은 쾌거였다. 이처럼 장애의 그림자를 벗겨낸 가정들이 많다.이들은 쓰디쓴 노력을 통해 신체장애를 뛰어넘은 가족들이어서 가정의 달을 맞아 자랑스런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장애인 가정도 이런 모습을 만들어 낸다면 일반 가정들은 더 마음을 다 잡아야할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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