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산 삶
본문
저승길, 심판관 앞에 한 부자가 섰다. 세상 살 때 그러했 듯 부자는 위세가 당당했다. 그를 본 심판관이 말했다. "불쌍한 인생아, 너는 부유했지만 네 부의 기초는 다른 이의 눈물이었다. 괴롬의 방으로 가거라. "부자는 풀없이 걸어갔다. 심판관의 판결을 본 또 한 명의 부자가 몹시 두려운 빛으로 섰다. 심판관이 말했다. "위로 받을지라, 네 부는 네 땀의 결과였다. 땀이 네게 부를 주었을 때 넌 괴로워했다. 어느 게 네 몫이며 어느 게 나눌 몫인지를, 위로의 방으로 가라."부자에게 내리는 판결을 본 한 빈자가 다행스런 얼굴로 심판관 앞에 섰다. 한동안 빈자의 얼굴을 쳐다보던 심판관이 입을 열었다. "어리석은 지고, 넌 가난했지만 오직 너를 위해 가난했구나. 네가 가난했던 건 오직 하나, 다른 이의 눈에 비친 네 명예 때문이었다. 그 명예를 잃고 싶지 않아 넌 분명 게을렀다. 한숨의 방으로나 가거라. " 그러자 다음에 서 있던 한 빈자가 심판관이 묻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로나 보내 주십시오. " 그러나 심판관의 판결은 달랐다. "스스로 가난하여 스스로 넘친 자여. 모두 주고도 모두 남은 듯 괴로움으로 마음 밑바닥 긁던 소리 없는 소리를 내 늘 들었느리라. 큰 부자여, 네가 닦아준 눈물이 꽃들로 피어난 기쁨의 방으로 가거라. 거기가 네 방이니라." 서로가 닦아준 눈물이 꽃으로 피어나는 세상, 그것을 바라는 것이 지금 여기에선 무리일까요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