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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성 실로암 안과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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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다음날인 14일 오전 사랑의 힘을 모아 새 생명을 전하는 서울 등촌2동 실로암안과병원.한 여의사가 사시가 있는 여섯살된 한 남자 어린이의 눈을 세밀히 들여다본 뒤 아이의 어머니에게 말했다.“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시력이 나빠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으니 다음에 병원에 오실 때는 아이의 유아기 사진도 몇장 가지고 오시죠”사시와 백내장 수술 전문가인 박혜성 안과과장(32).그는 매일 70∼80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지방 순회 개안수술에도 참여하는 등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낸다.그의 하루일과는 오전 7시 4살된 딸을 보모에게 맡기고 목동 집에서 나서는 것으로 시작된다.병원에 도착하면 먼저 아침예배에 참석한다.예배는 실로암안과병원 상임이사 겸 원목실장인 김선태 목사가 인도한다.박과장은 아침예배가 세상에 찌든 마음을 새롭게 해 의사의 소명을 다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고백한다.“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빛을 찾는 사람들입니다.예배 때마다 하나님께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힘과 능력을 달라고 기도드립니다.치료와 수술은 사람이 하지만 상처를 아물게 하고 병을 치유하는 것은 하나님이 하시지 않습니까”박과장은 마냥 병원에서 환자들을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다.빛을 갈망하는 사람들을 찾아 전국 농어촌지역을 동료 의료진과 함께 방문한다.때론 의료시설이 빈약해 제때 치료받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찾아 해외 오지로도 달려간다.연세대를 졸업한 박과장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이곳으로 옮긴 뒤 1년 만에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움직이는 실로암안과병원’인 이동진료차를 타고 강원 영월과 사북,전남소록도,충남 홍성,경북 청송보호감호소,부산,대구 등에서 형편이 어려워 개안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의술을 전했다.특히 소록도에선 한센병으로 고생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진료했다.남편이 군의관으로 가 있고 아이가 아직 어려 박과장의 지방진료는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다.“한달에 한번은 4박5일 일정으로 지방진료를 가니까 아무래도 아이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죠.하지만 백내장으로 고생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무료시술을 받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흐뭇합니다”지난달에는 간호사 검안사들과 함께 중국 옌볜에 가 환자들을 진료하며 백내장을 앓는 조선족과 한족에게 무료로 개안수술을 해줬다.그곳 사람들은 백내장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수술비가 비싸 개안수술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백내장을 수술하려면 4000위안이나 든다.집 한 채 값이 3000∼4000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비싼 수술비다.“옌볜사람들은 한국의사를 매우 신뢰합니다.한국 의료진이 가자 많은 사람이 수술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어요.전체 수술자 54명 중 혼자서 23명을 수술해 힘들었지만 그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어 참으로 보람되고 기뻤습니다”박과장은 내달 20∼30일에는 연세대 의대 안과병원 의료진과 함께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원주민들에게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을 전할 계획이다.이렇게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박과장의 사전엔 취미생활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말았다.그의 이같은 봉사정신은 대학 때부터 남다른 구석이 있었다.대학 6년 동안 ‘이브닝 콰이어’ 서클에서 활동하며 입원 환자들에게 찬송가를 불러주며 그들의 빠른 쾌유를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또한 시골교회를 찾아가 인형극 등을 보여주며 여름성경학교를 인도했다.특히 그는 대학 재학시 선배와 동기 몇몇과 함께 ‘포도나무’ 동아리를 만들어 음성 꽃동네와 장애인 공동체를 방문해 설거지와 빨래,목욕 등을 해주는 등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했다.박과장은 봉사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지난 94년 대학을 졸업할 때 과 차석(여자 수석)을 차지해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그는 “불우한 이웃을 위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실로암병원 후원자들 덕분”이라고 말하고 “참사랑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기적을 일으키는 신비한 힘이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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