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비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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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장에 들어가면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선생님, 오늘도 짝짝이 양말을 신고 오셨습니까}나는 꽤 오래전부터 짝짝이 양말을 신고 다닌다. 20여년전만해도 우리는 양말이 뚫어지면 꿰매 신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한 짝이 뚫어지면 성한 한짝까지 버리는 습성이 생겼다.뚫어진 것을 버리는 것은 있을 수가 있지만 왜 성한 한짝까지 버려야 되는가에 대한 해답은 찾을 수가 없었다.우리가 양말을 신는 것은 발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발을 보호한다는 것과 양말의 색깔과는 관계가 없다. 그래서 나는 뚫어진 짝을 버리고 성한 짝만 모아서 신는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깔깔대고 웃는다.{아니 어떻게 짝짝이를 신고 다니십니까. 가정형편이 그렇게 어렵습니까}그러나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아래 위 옷을 다르게 입는 것을 콤비라고 말한다. 상하콤비가 있다면 좌우 콤비도 있을 수가 있다.이렇게 콤비양말을 신다보니 1년에 1만원정도가 절약되었다. 나 하나의 1만원은 큰 문제가 아니다. 우리 4천만이 1만원씩이면 4천억원이란 엄청난 돈이 된다. 이 정도면 4백원짜리 소형승용차 10만대 값이 된다. 우리는 생각없이 10만대의 승용차를 쓰레기통에 넣고 있는 것이다.나는 그동안 양말 짝을 맞추려고 양말통을 이리 저리 뒤졌지만 이제는 아무거나 주워서 신으니까 시간 절약이 된다. 시간을 절약하면 그 시간만큼을 생산적인 쪽으로 쓸 수가 있다. 다른 것은 두었다 쓰거나 미리 쓸 수 있지만 시간은 그 순간에만 쓰게 되어 있다.우리는 슬프게 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어쩌면 콤비양말이 유행이 될 수도 있다. 김동수란 패션모델이 책을 냈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감추지 말고 그대로 보여주라고 말한다. 약점도 약점이라고 생각할때에만 약점이 되는 것이다.홍익대학교총장은 엑셀을 타고 다니고 대교출판 사장은 티코를 타고 다닌다. 이분들은 고정관념의 벽을 깨뜨린 분이라는데서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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