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받은 개의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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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한 대로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술에 취한 듯한 남자가 초췌한 몰골로 길바닥 위에 쓰러져 있었고 개 한 마리가 그 남자를 보호하기라도 하듯 감싸 안고 있었다. 개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 주인의 몸을 가끔씩 문지르며 따뜻하게 해 주기도 하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주머니를 뒤지려과 하면 사납게 큰 소리로 짖어댔다. 또 자전거를 탄 사람이 주인 옆을 지나가자 자전거쪽을 향해 있던 김씨의 머리를 온몸으로 덮었다. 주위에 모인 구경꾼들은 연방 감탄하며 개의 충성심에 발길을 돌릴 줄 몰랐다. 결국 구경을 하던 한 택시 운전사가 119에 신고하여 남자는 무사히 구조됬다. 동네 사람들 말에 의하면 개의 주인인 김씨는 IMF로 올해초 직장을 잃고 그 시름에 하루하루를 술에 의지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밤낮 술에만 취해 있으니 동네 사람인들 좋아할 리가 없었다 때문에 김씨에겐 그 개만이 자신의 정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벗이었다.김씨는 자기도 제대로 못먹는 상황에서 자신이 먹을 소주 한병과 개에게 줄 딸기 우유를 샀다고 한다. 안주도 살돈이 없으면서 개에게 먹일 우유를 사던 김씨를 슈퍼주인은 선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취해도 남에게 해코지 한 번 한 적 없고 개가 묶여 있는 것이 안쓰럽다며 집을 비울 때 외에는 늘 개를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김씨로부터 특별한 이름도 없이 '어이-'로 통했던 이 개가 만난 것은 올해초, 비쩍 마른 채로 길거리를 헤매고 있던 개를 김씨가 발견하고 가족처럼 돌보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말했다. 필사적으로 김씨를 지키려던 개의 충성심은 바로 김씨가 쏟은 사랑의 결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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