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받아 들이는 사랑
본문
{우리가 먼저 변화되고 나서야 우리는 우리의 이웃들을 변화시킬 수있습니다} 라고 말했던 마더 테레사 . 오늘(4일)은 이웃사랑의 대명사로 우리 가슴에 아직도 꺼지지 않는 불을 밝히는 마더 테레사가 세상을 떠난지 2주기가 되는 날이다. 그의 장례식 전후로 내가 모아둔 여러 기 사들, 우리말로 번역된 책들을 통해 다시 한번 그의 목소리를 듣는 이 은혜로운 아침, 어느새 바람은 가을 냄새를 풍긴다. 가을 하늘만큼이나 푸르렀던 그의 눈빛을 기억하는 내 마음에 따뜻한 그리움의 강물이 흐른다.2년전 9월, 인도의 마더 테레사가 임종하고 나서 장례식을 거행할때 까지 일주일 이상을 모셔둔 그의 시신을 사진으로 대하며 나는 {마더테레사, 당신은 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도 마음대로 편히 쉬실 수가 없군요} 하고 속삭였던 기억이 새롭다. {빈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나만값비싼 치료를 받을 수 없다}며 위독한 상태에서도 치료를 거부했던 그분의 초췌한 모습은 얼마나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던가! 거룩한 약속인 수도서원과 혼인서약 그밖의 모든 약속들을 쉽게 파기해버리는 이들도 많은 오늘날, 오직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돌보겠다는 사랑의 약속 을 50년 이상 허리가 휘어지도록 실천하고 떠난 마더 테레사의 그 한결 같은 헌신의 삶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 그분이 세상을 떠나기 얼마전 콜카타의 사랑의 선교회 수녀원에서 함께 새벽기도를 외우고, 성 가를 부르며, 두 손을 마주잡고 인터뷰했던 일을 나는 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쏟아지던며칠이었다. 어느날은 너무 피곤해 성당에서 졸고 계신 모습조차 매우정겹고 아름답게 여겨졌다. 생전의 그를 만났을 때, 가장 나를 사로잡은 그의 매력은 무뚝뚝하리만치 단호한 신앙의 확신, 깊고 투명한 단순성, 그리고 그 누구도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넓은 인류애였다.우리가 진정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가 지닌 여러 약점과 허물, 못남과 무력함까지도 받아들이는 부담이기에 때로는 힘들고 지쳐서 그 짐을 피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리라. 사랑의 의무를 다하 기 위해 우리는 갈등 속에 서로 싸우고 심한 상처를 주고 받기도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삶을 배우며, 사랑은 꿈이나 낭만이 아닌 구 체적 현실임을 더욱 알아듣게 된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로부터도 버림 받은 노인, 장애인, 어린이들이 갈 곳없어 방황하는 일이 날로 늘어나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무관심한 방관자인 오늘의 우리에게 마더 테레사는 이렇게 호소한다.{인간이 체험하는 가장 몹쓸 병은 [아무도 자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임을 절감합니다. 한때는 사랑 받았으나 어떤 이유로 잊혀지고 버림받은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우리가 돌보아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성실하고 진지하게 대하며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지니도록 합시다….}어느 미지의 소녀가 내게 불쑥 아기를 안고 와 입양을 부탁해서 곤란함을 느낄 때, 길에서 구걸하는 이에게 적당한 핑계를 대며 빨리 비켜가고 싶을 때, 알콜중독이나 정신질환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내가 어찌할 바를 몰라 기도하는 가운데 도움을 청하면 마더 테레사는 어느새 곁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조용히 일러주시곤 한다. 나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내와 용기를 잃게 될 때마다 늘 새롭게 떠올리는 마더 테레사의 말씀을 외워보며 오늘도 다시 사랑할 힘을 얻는다.[사랑은 철따라 맺는 열매와 같아서 누구나 그 열매를 거둘 수 있고 거기엔 제한이 없습니다…. 누구든지 묵상을 통해서, 기도와 희생으로 농축된 내적 생활을 통해서 이 사랑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참 으로 이런 삶을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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