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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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의 가족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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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우리 학교에서 밥을 하지않고 본교에서 밥을 날마다 실어온다. 작년부터 급식을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밥을 자도 먹는지 한 학기가 띁나면 요것들이 그냥 살이 통통하게 오른다. 여럿이 먹으니까 많이 먹는 것이다. 도시락을 싸오거나 집에가서 점심을 먹으면 부모님들이 바쁘니까 적당히 먹을 텐데 부모님이나 아이들한테 여간 다행스러운게 아니다.급식 밥을 먹는 것은 좋은데 설거지가 늘 문제였다. 처음엔 부모님들을 돌아가면서 나오시라고 해서 여선생님과 같이 설거지를 했는데 나이 드신 할머니와 같이 사는 아이들이 있고, 어머니들이 늘 일이 바빠지는 날이 많이 생기자 아이들은 전교 어린이 회의를 통해 자기들이 그냥 설거지를 하겠다고 나섰다. 어린 아이들이지만 집에서 하던 가락이 있어서 설거지 하는 솜씨와 속도가 금방 붙어서 요즘은 여선생님의 몇 마디 말에도 그냥 따르르 일들을 금세 해치운다. 설거지가 다 끝나면 우리 반 소희와 소희 오빠 창희는 우리들이 먹다 남은 찌꺼기를 잘 보관했다가 가지고 가서 쇠죽 끓이는 물로 사용하기도 하고 개밥을 주기도 한다.국 대신 만두국이 나온 어느 날이었다. 아이들이 오래만에 나온 만두국을 열심히 먹고 있는데 세희가 먹고 있는 여선생님한테 가서 수줍은 듯 선생님을 부르더니 "저희 할아버지 갖다드리게 만두국 남은 것 좀 주시면 안 돼요" 하는 게 아닌가 우리들은 처음엔 무슨 말인가 하다가 그 말의 뜻을 알고는 놀라고 한편 가슴이 멍멍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너무나 기특했다. 우리는 감동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는데 세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눈을 말똥거리며 말을 잇는다. "우리 할아버지가요 만두국을 참 좋아하시거든요" 세희네는 올해 귀향해서 시골에 계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고 있다. 추운날 만두국을 들고 집으로 종종 걸음 치는 세희 모습을 생각하면 나는 지금도 기쁜 눈물로 눈가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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