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우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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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6월5일 캐나다 토론토 쉐라톤호텔 그랜드볼룸.제74차 국제로타리대회가 전세계 1백3개국에서 온 1만6천8백명의 로타리맨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었다.이날 참석자들은 한 맹인박사의 강연을 숨을 죽이며 경청했다.“전세계 5억으로 추산되는 장애인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귀한 생명들입니다.그들에게도 인간존엄성에 근거하여 적절한 재활의 기회를 주면 건강한 사람들과 동등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저도 앞을 못보는 장애자입니다.그러나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그것은 재활을 통해 제게 주어진 시련과 역경을 축복으로 바꾸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우레와 같은 기립박수가 수분간 이어졌다.이 강사가 바로 영화 `빛은 내 가슴에'와 TV드라마 `눈먼 새의 노래'의 주인공이자 현재 미국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 교수 강영우박사(55)다.정상인 보다 더 적극적인 활동과 선교를 펼치고 있는 그의 경력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심리학 석사와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의 영문판간증집 `빛은 내 가슴에'가 미국의회 녹음도서와 미국감리교와 침례교의 필독서로 선정될 만큼 널리 보급됐다.또 세계 장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유명한 루즈벨트재단 고문으로 장애복지계의 국제적 인물로 활동하고 있다.92년에는 선진국에 비해 지극히 낙후돼 있는 한국 장애인들의 지위향상과 복지증진을 위해 국제교육재활교류재단을 창립,회장으로 있으며 한국의 장애인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특히 이 재단은 매년 세계적인 장애인문제 전문가들을 국내에 초청, 장애인재활국제학술대회를 갖는다.올해도 제7회 대회가 오는 7월2일 연세대100주년기념관에서 `21세기 장애인재활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다.강사는 미국 장애인법인이사장인 마익딜렌드박사를 비롯 루즈벨트재단대표 데이비드 울너박사,전한독협회장으로 소아과의사인 이수길박사,보건복지부 이종윤차관 등이며 `미국장애인법과 ADA법의 영향' `복지재단의 역할과 사명' `독일의 사회보장제도와 장애인재활'을 주제로 강연한다.인디애나 먼스터의 고급주택가인 체이스넛지역의 강박사집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각색 꽃들로 가득한 정원과 담쟁이가 가득한 2층집에서 강박사부부가 환한 얼굴로 맞아 주었다.“저는 고난 속에서 주님의 얼굴을 보았고 인간의 한계상황에서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한때 원망했던 하나님이 선한 목자가 되어 고난을 승리로 이끌어 주셨습니다.그러므로 내 생애에 역사하신 하나님을 증거하고 이 승리의 메시지를 학교와 교회에서 전하는 것입니다”강박사는 미국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지만 한국의 장애인재활에 관심이 크다.자신이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도 남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한국의 어느 대학도 장애인인 그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미국은 장애인이 정상인과 통합돼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생활한다.그러나 한국은 장애인을 피하고 멸시하는 풍조가 있다.강박사는 하루빨리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강박사는 대학강의 외에 많은 시간을 교포교회와 한국교회의 초청을 받아 간증집회를 인도한다.그의 메시지는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며 하나님의 살아 역사하심을 증명하고 있다.그동안 강연과 간증집회를 합치면 3백여회가 넘는다.“한 부인이 남편을 잃고 외동딸마저 중병을 앓아 정신지체아가 되자 딸과 자살을 결심했다고 합니다.그런데 제 간증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새로운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부모를 잃고 실명했으며 당장 끼니를 잇지 못해 고생하던 제 소년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누구나 자신의 환경과 처지가 나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강박사는 요즘 한국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재활의학 관계자나 의료인들을 미국내 로타리재단의 도움을 받아 선진의술과 제도를 연수 받도록 하는 일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하나님은 제게 장애를 주셨지만 이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와 필요성을 인정하고 내 약점을 자랑할 수 있는 용기와 신앙을 주셨습니다.제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주님의 복음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인간의 존엄성· 평등·사회정의실현 등 고귀한 가치를 실현하는 일에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기숙사에서 아이들이 돌아오는 주말이면 아내 석은옥여사와 집안가득 웃음꽃이 핀다는 강영우박사.오늘도 더 나은 장애인복지와 재활사업이 방방곡곡에 이뤄지도록 이들 부부는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취재수첩-자랑스런 가족들.강영우박사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육자가 되기까지는 아내 석은옥여사(56)와 두 아들 진석(26)과 진영(23)의 역할도 적지 않다.강박사에게 자원봉사로 도움을 주다가 연인관계로 발전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강박사는 석은옥(石銀玉)이란 새이름을 지어주며 10년을 주기로 석의 시대,은의 시대,옥의 시대가 올 것임을 제시한다.석씨는 도미후 남편을 돕는일 외에도 공부를 계속해 21년째 장애인전문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미 여성명사 인명사전에 오르기도 했다.두 아들은 교육학 전공인 부모의 철저한 교육 아래 성장했으며 모두 미국의 명문고교인 필립스 아카데미를 졸업한 수재들이다.이들 중 둘째 진영은 노벨상 왕국이라 칭하는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과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남부 하버드라 불리는 듀크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다.2001년에 법학박사이자 변호사가 될 예정이다.하버드대학으로 진학해 의예과 생물학을 전공한 진석은 내년 5월에 의학박사로 의사가 된다.두 아들은 자신들이 명문대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어린시절부터 꿈꾸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끊임없이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오히려 아버지의 실명은 자신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으며 누구보다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아들들의 교육을 모델로 조기교육과 생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강박사의 저서 `교육을 통한 성공의 비결'도 계속 베스트셀러자리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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