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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미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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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문창동 신초지씨(58·여)의 별명은 `헬프미 아줌마'이다.대전시청은 물론 각 사회단체 사무실,그리고 출퇴근하는 샐러리맨들이 교차하는 시내 중앙로에서 그는 “헬프 미(help me)! 우리 서로 돕고 살아요!”라는 말과 함께 양말과 손수건을 내민다.사람들은 그가 건네는 손수건을 거절하지 못한다.자신이 사는 손수건 한 장,양말 한 켤레가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동트는 새벽,신씨는 집을 나와 인적이 끊기는 자정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양말보따리를 짊어진다.벌써 40년째다.시장,판·검사,은행장을 비롯해 각급학교 교장·교사들에게도 헬프미 아줌마의 얼굴은 익숙하다.교사들은 으레 양말 한 켤레를 사준다.신씨는 2평 남짓한 단칸셋방에서 단돈 몇만원으로 한달을 난다.그나마 목욕물 데우는데 드는 보일러 기름값이 가장 큰 목돈일 뿐,한겨울에도 냉기가 도는 방에서 새우잠을 잔다. 하루 식사 3끼는 인근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해주고 때운다.그렇게 해서 그는 지난 40년 동안 무려 2만여명의 불우이웃에게 3억여원 상당의 옷가지등을 전달했다.뿐만 아니라 한달에 20만원꼴로 구청이나 복지재단에 불우 이웃돕기 성금을 보내고 있다.경북 고령에서 출생,일본에 유학한 고위공직자 부모밑에서 2남4녀 가운데 막내로 자랐으나 6·25전쟁때 고아가 되는 바람에 친척오빠를 찾아 19세때 대전으로 왔다가 문전 박대당하고 손에 쥔 70원으로 양말 2켤레를 사서 팔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양말아줌마가 됐다.헬프미 아줌마가 등에 진 양말보따리에는 언제나 이웃사랑의 마음이 가득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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