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없이 주어진 일에 성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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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네로는 기원 66년에 오늘의 올림픽 같은 국제경기대회를 로마에서 열어 자신이 네 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다.억지로 하프 연주와 비극 연기를 올림픽 종목에 넣어 자기가 금메달을 받았다.또한 수레경기에 참가했다가 그의 수레가 굴러 넘어졌으나 다른 선수들이 경기를 멈추고 황제의 수레를 일으켜 앞세운 후에 뒤따랐기 때문에 역시 일등을 했다.또한 헤럴드 경주(소식을 빨리 전하는 일종의 마라톤)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본래는 낚시와 굴렁쇠 경주에서도 금메달을 받아 금 여섯 개가 계획됐으나 네로도 체면이 있었는지,금 네 개로 참았다.네로의 올림픽 개회식은 참으로 가관이었다.황제와 로마 제국의 위세를 보이기 위해 체격 좋은 장정 4000명을 입장 행렬에 내세워 개회식을 석권했다.네로의 왕비 폼페어는 무척 똑똑한 여자로 올림픽이 끝나는 날 밤 네로에게 “이번 경기대회는 황제 개인이나 로마를 자랑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고 용감한 충고를 했다.네로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왕비에게 심한 발길질을 했고,결국 그것이 화근이 되어 왕비는 죽었다.아마 발길질도 올림픽 종목에 넣었으면 네로의 금메달 감이었을 것이다.오늘날 이름내기 좋아하는 사람,자기를 광고하는 사람,텔레비전이나 신문에 얼굴 나오는 것을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예수님은 “자기를 낮추는 자가 높아지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요즘 세상에 자기를 낮추려는 자가 얼마나 될까.만화가며 영화제작자인 월트 디즈니 씨의 일화가 있다.한번은 기자가 “이만큼 유명해지셨으니 정말 행복하시겠죠”하고 물었다.그러자 그는 “나쁠 건 없죠.그러나 명성이 좋은 작품을 내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작품에 열중하다가 죽는 것뿐이지 이름에 신경써서 뭣합니까”하고 대답했다.요즘은 스포츠도 프로 선수의 인기시대가 되면서 명성과 돈을 위한 운동으로 전락하고 아마추어를 원칙으로 하던 올림픽까지도 프로들이 등장,순수한 올림픽 정신이 오염,훼손되고 있다.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던가.선전된 이름,과장된 이름,위선의 탈을 썼던 이름들은 무가치하다.향기 그윽해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교훈은 주는 이름을 남기는 사람도 있고 후손까지 부끄럽게하는 이름을 남길 수도 있다.자랑스런 이름도 있고 욕이 되는 이름도 있다.죽은 뒤까지 염려할 건 없다고 말할지는 몰라도 나는 어떤 이름이 남을지 여전히 걱정이다.업적이니 저서니 하는 것도 이름은 이름이지만 이웃의 가슴 속에 남는 나의 이름이 문제다./최효섭<미국아쿨라한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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