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본문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땀의 열매를 거두어 들이는 계절은 흐뭇하고 마음의 풍요를 느끼게 한다.어디 자연뿐이겠는가.인생에도 수확이 있다.기쁨을 거두는 자도 있고 후회를 타작하는 인생도 있다.영광을 수확하기도 하고 부끄러움을 거두기도 한다.인생 수확을 생각할 때 두 사람의 뉴요커(New yorker)가 머리에 떠오른다.빌리 마틴과 재클린 오나시스다.뉴욕 양키즈 팀의 감독을 지낸 빌리 마틴의 전기가 나와 있다.그가 잘한 것은 야구 감독뿐이었다고 저자는 서슴지 않고 말한다.부부생활도 실패했고,아이들과도 사이가 나빴고,알코올 중독에다가 좌충우돌 주먹질 싸움도 잦았다.심판과 싸워 퇴장당하는 일은 또 얼마나 많았는가.결국 세상을 빨리 하직하게 되었지만 유명 인사치고 어쩐지 꺼림칙한 여음을 남긴,수확으로 치면 흉작 인생 같아 연민이 간다.이런 사람에 비해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오나시스는 어떤가.암과 싸우다가 64세로 세상을 떠났으나 언론들은 그녀에게 ‘사랑받은 여인’이란 찬사를 붙였다.부호 오나시스와의 재혼 때도 미국인들은 그녀를 버리지 않았다.뉴욕에서 아파트 생활을 할 때는 이웃의 많은 칭찬과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조용함과 겸손을 유지하고 따뜻함과 품위를 보존하였기 때문이다.남에게,그것도 공개적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그런 것은 평소에 풍기는 겸손과 사랑으로 이뤄진다.자비한 마음은 영혼의 문을 열고 강퍅한 마음은 이웃의 문을 닫는다.대개 똑똑하다는 사람이 모가 나기 쉬운데 재클린은 젊어서부터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잘 받아들이는 아량이 있었다고 한다.뉴스 메이커였던 두 유명인의 대조적인 인생 수확이다.나는 아래와 같은 가을 기도를 적어보았다.우리에게 오늘도 생명 주심을 감사합니다/덤으로 하루씩 은혜로 하루씩/보태주시는 이 목숨/감사함으로 유익하게 사용하게 하소서//나를 믿어주는 이 있으니 더 진실하고/나에게 기대하는 이 있으니 더 부지런하고/나를 사랑해 주는 이 있으니 더 겸손하고/나를 걱정해 주는 이를 실망시키지 않는/오늘,결실의 하루가 되게하소서//팔 다리 성할 때 힘껏 사랑하고/기회가 주어지는 동안 긍휼을 뿌리어/나의 짧은 인생이 떫음을 남기지 않고/향기롭고 아름다운 여음이 되게 하소서//높은 가을 하늘처럼 보다 높이 바라보고/붉은 단풍처럼 열정적으로 불태우는/멋진 시간 후회 없는 삶이 되게 하소서//오곡백과 거두어들이는 이 때/사랑의 열매 적음을 뉘우치오며/오늘도 덤으로 주신 생명 소중히 쓰게 하소서/미국아쿨라한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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