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성탄절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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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리전드 마을에서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혼자 사는 95세의 토머스 부인 집에 한 청년이 찾아왔다.외로운 할머니를 위로하기 위하여 크리스마스 캐럴을 불러드리겠다는 것이었다.그의 노래는 참으로 아름다워 노인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였다.세 곡이 끝난 뒤 청년은 물 한 잔을 요구하였다.노인이 부엌에 다녀오는 사이에 청년도 사라지고 현찰 95파운드와 귀금속 장식품들이 사라졌다.신종 도둑이다.노인은 돈보다 크리스마스를 도둑맞았다고 한탄했다.금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를 도둑질할 것인가! 성탄의 의미를 외면한 모든 크리스마스 계절의 행위는 실상 크리스마스를 도둑질하는 것이다.미국의 ATT,MCI,Sprint 등 세곳의 전화회사만을 사용한 지난해 12월24일과 25일의 통화량이 약 1억통화였다고 한다.카드나 선물이 아니라도 전화 한 통으로 따뜻한 정을 이 성탄의 계절에 나눌 수 있다.작년 워싱턴의 한 우체국은 쏟아져온 산타클로스 앞 편지 중 한 장만은 버릴 수 없었다고 한다.아이들 편지 대부분은 장난감 등을 산타클로스에 요구하는 사연인데 이 편지를 쓴 데이비드만은 “어머니의 작업복이 너무 낡았으니 한 벌 보내 주세요”라고 적었다.조사해 보니 겨우 일곱살로 홀어머니는 극빈 노동자였다.우체국 직원들이 50달러를 모아 보냈다.데이비드로부터 회답이 왔다.“산타 할아버지 고맙습니다.그런데 산타 할아버지도 현금을 사용하십니까”영어에 ‘Advent wilderness’란 말이 있다.직역하면 ‘강림절 광야’가 된다.성탄을 앞두고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약 4주간을 강림절 혹은 대강절이라고 한다.이 계절이 광야가 된다는 말은 예수 탄생의 참다운 의미를 상실하고 이 계절을 허허벌판으로 만든다는 뜻이다.크리스마스는 가장 위대한 자가 가장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태어난 날이다.크리스마스는 온 천하를 소유한 가장 부요한 왕이 가장 가난한 자처럼 태어난 날이다.테니슨의 ‘In Memoriam’에 나오는 시 한 구절처럼.“밤을 뚫는 아기의 울음 소리/빛을 부르는 아기의 울음소리/말도 없었다/설명도 없었다/한 아기의 울음 소리 뿐/그러나 그 울음소리는/새 날을 밝혔으니”필자는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올 한 해가 가기 전에 꼭 두 가지만 실천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하나는 화해의 손을 내밀라는 것이다.그동안 싫었던 사람,미웠던 사람,대화가 끊겼던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화해하라.다른 하나는 그대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위하여 주머니를 털고 새해를 맞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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