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칼질을 말고 단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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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9년 5월 24일 순교하여 103위 성인으로 오른 박희순이라는여인이있었다.그녀는 어린 나이에 궁녀로 뽑혀 대궐에서 자랐는데 조용하고 상냥한 성격이었고 재주와 미모가 비범하였다.그녀는 서른 살 때 처음으로 천주교 이야기를 듣고 믿을 마음이 간절했다.그러나 궁중에 매인 몸일 뿐 아니라 김 대비의 깊은 총애를 받으며 다른 궁녀들을 감독하는 상궁의 자리에 있었고 더구나선왕의 위패를 지키는 소임이 있었기 때문에 빠져나오기가 매우 힘들었다.그러나 박희순은 병을 핑계로 궁궐을 나와 조카집에 살면서 입교하였다.그녀는 궁궐을 나온 후 궁 안에서 영화와 쾌락 속에 많은세월을 허송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열심을 내 신앙의 본분을어김없이 지켰고 특별히 옷과 음식에 있어서 절제와 금욕으로 일관했다.그러던 중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그녀는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받은 후 참수당하게 되었다. 순교하기 전 어느날 박희순은 담너머형리에게 이렇게 청했다."청이 한 가지 있는데 내 목을 벨 적에 냉정을 잃지 말고 칼날을잘 세워 두었다가 결코 헛칼질을 하지 말고 단번에 내 목을 잘라 주기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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