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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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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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에서나 특출난 사람은 있는 법이다.특히 대학에 있다보니 속으로 감탄할 만큼 특출나게 머리 좋은 사람이나 재능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된다.지난 여름 특별히 기도를 많이 하는 한 분을 알게 되어 은혜를 받았다.그 분은 성직자가 아닌 20여년 동안 직장생활을 해온 평범한 분이었는데 그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15년간 단 하루도 새벽 기도를 빠뜨리지 않았다고 했다.나는 기도를 거의 못하며 사는 사람이지만 기도를 좀 해보면 기도야말로 영적인 전투일 뿐 아니라 육체적 전투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잡념은 또 왜 그리 머리를 맴돌고 어깨와 허리는 또 왜 그리 쑤셔대는지.특별히 피곤한 육신이 곤한 잠에 빠져 있다가 시계 종소리에 놀라 어둠 속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하는 새벽기도는 그야말로 하루의 첫 영적,육체적 전투가 아닌가 생각한다.그 점에 있어서 나는 우리 나라 목사님들이 일평생 새벽기도를 하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존경받을 만하다고 생각하곤 한다.어쨌든 목사도 아닌 평신도가 그 어려운 기도를 매일같이 진땀을 흘리며 드린다고 하는 사실은 참으로 아름답고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그 땀은 하나님의 보좌에 이르러 향기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된다.기도를 많이 하는 분,말씀대로 사는 분,그리스도를 위해 진력하는 분이 나는 부럽다.그리고 그런 분들 앞에 서면 압도당하는 느낌을 갖곤 한다.특히 내 영적 생활이 침체에 빠지고 둔감해질 때에 만나는 영적 선배들의 간증이나 서적은 등을 때리는 죽비처럼 후련하기만 하다.성공적인 기도생활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 어떻게 하면 기도를 간절히 그리고 오래도록 드릴 수 있는가 초등학생처럼 질문을 한다.그러나 특별한 비결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기도 많이 하시는 분들의 얘기 가운데에서도 몇 시간 동안 기도드리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대목이 나는 가장 부럽다.나도 좀 그러한 경지를 체험하고 싶건만 잘 되어지지 않는다.이제 이 나이 정도 됐으면 그러한 기도의 황홀경 속으로 빠져들어갈 법도 하건만 기도 생활은 이 세상 연륜 같은 것과는 거의 상관이 없는 것 같다.때때로 나 같은 기도 지진아는 과외 선생님 같은 영적 지도자라도 모시고 특수 훈련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을 때가 많다.일상 속에서 마음과 몸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는 기도를 체험하고 싶다.그런 기도를 드리면 마치 아름다운 걸작 예술품을 만들고 날 때의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이세상의 온갖 근심과 시험과 고통마저도 녹여버릴 수 있는 기도.천만인의 ‘우겨쌈’을 당해도 넉넉히 이기고 남을 만한 기도.그러한 기도 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요즘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이다./김병종(화가·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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