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사순절에 묵상하며
본문
사순절이 시작됐다.예수가 십자가를 지신 날까지의 40일간을 말하며 회개와 반성으로 조용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계절이다.예루살렘에 가면 ‘통곡의 벽’이 있다.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이 벽을 마주 보며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그들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면서 조금씩 자리를 이동한다.옛 성전의 지성소가 있었던 쪽으로 이동하며 기도하는 것이다.유대교 연구가인 존 키드씨의 조사에 의하면 지성소가 가까워질수록 순례자들의 눈에서 소리없는 눈물이 흘러 내린다고 한다.옛날 유대인의 성전에는 지성소라 불리는 방이 있고 거기에 하나님이 임재한신다고 믿었던 것이다.지성소가 가까워지면서 기도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은 하나님을 가까이 느낄 때 사람은 자기의 죄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사람이 울 때는 좀 우는 것이 좋다.예수는 ‘우는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웃을 것임이요’(누가복음 6:21)라고 하셨다.눈물 고인 눈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그 눈물이 자신을 뉘우치는 눈물이라면 무척이나 고귀한 눈물이다.모질고 성난 눈은 주변을 긴장시킨다.친절한 눈동자는 주변을 안심시킨다.아름다운 눈은 말 없는 자를 웅변가로 만든다.슬픈 눈은 입맛을 잃게 한다.멍한 눈은 남을 실망시킨다.눈의 표정은 수백가지로 변하는 데 그 변화마다 주변에 던지는 영향이 다르다.그 중에서도 눈물 고인 눈,용서를 구하는 눈은 사람과 하나님까지도 감동시킨다.내 경험으론 가장 하기 힘든 일이 세가지가 있는 데 미운 사람에게 정을 주는 일과 싫어하는 사람을 받아 들이는 일과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회개하는 일이다.그중 세번째가 제일 어렵다.드러난 것을 회개하는 것은 사실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회개라고 할 수도 없다.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을 회개하는 것이 진짜 회개이다.회개는 자발적 성격을 가진다.누가 추궁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숨기고 있으면 더 무사하고 체면도 서고 존경도 받을 수 있을 때 자진해서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회개이다.이런 회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인격자다.더욱이 하나님의 눈을 가릴 수는 없는 데 회개를 유보하는 것은 어리석다.회개란 벌거숭이가 되는 것이다.가장 향기로운 제물이 참회하는 마음이다.사순절에 고요한 나의 시간을 가져보자.사람과의 대화는 언어를 통해 이뤄지나 하나님과의 대화는 침묵을 통해 이뤄진다.과일과 채소의 가장 단 부분은 태양을 향했던 부분이라고 한다.고요와 침묵은 하나님께 방향을 맞추는 시간이기에 그 인간에게 맛을 제공한다./최효섭 (미 아쿨라 한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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