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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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선생님이 “바른 손”하면 오른손을 올렸던 기억이 난다.철이 들면서 “왜 오른손만 바른 손일까”라는 생각을 해봤다.“오른손이 바른 손이라면 왼손은 올바르지 못한 손이라는 말인가” 최근 TV를 통해 한 백화점에서 왼손잡이를 위한 용품전이 열리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왼손잡이가 이제는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이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한국에서 왼손잡이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불이익을 감수한 삶인지 기자와 같은 오른손잡이들은 모른다.비슷한 기억은 많다.일본특파원으로 일하던 시절,핸들이 오른쪽에 있는 차를 몰면서 몇달간은 당황해 했었다.왼쪽 핸들에 익숙해 있던 나는 몇번이고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 부딪칠 뻔 했었다. 그러나 몇달이 지나고 나니 오른편 핸들의 차가 그렇게 편할 수 없었다.오히려 한국에 잠시 돌아와 왼쪽핸들의 차를 운전할 때 불편함을 느꼈었다.또 안경을 처음 썼을 때 바라본 하늘은 얼마나 맑았는지,지금까지 무언가 막을 치고 살았다는 느낌을 가졌었다.처음 비행기를 타고 구름위로 올라가 전혀 다른 세계를 바라 봤을 때 내가 보고 경험했던 세계만이 아닌 또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었다.그렇다.고정관념은 무서운 것이다.오른손이 바른 손으로 인식 되는 시절,왼손잡이들은 남모를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그러나 오른손잡이,왼손잡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습관의 문제일 뿐이다.다름의 문제와 습관의 문제를 가지고 남을 정죄할 수는 없다.성 어거스틴은 말했다.“획일성 속에 다양성을,다양성 속에 통일성을,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이라고.예 수전도단의 로렌 커닝햄은 다른 교파와의 불일치 문제에 대해 “이단이 아닌 한 대부분의 교파들의 97% 정도는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으며 2% 정도가 다를 뿐이다.1∼2%의 다른 점 때문에 등을 돌리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라고 말했다.오늘 한번 우리를 돌아보자.한국교회내에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을 통한 정죄가 있었는지를.자신의 색깔에 맞춰 얼마나 많은 사람을 재단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스스로의 기준에 따른 판단이 서로를 올바르게 척량하는 ‘잣대’가 아니라 조금의 차이만 보이면 난도질 해버리는 ‘검객의 칼’이 된 기억들이 얼마나 많은가.취재를 하면서 진보측 교계인사와 소위 보수측 교계인사와의 사이에 많은 거리가 있음을 실감한 적이 많다.서로의 노력을 “그것,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폄하하면서 무시했다.그 결과 다름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로 비약됐고 서로의 교류는 단절될 수밖에 없었다.비단 보수와 진보와의 문제만이 아니다.개교회 내에서 얼마나 많은 오만과 편견이 있는가.이제 편견을 넘어서야 한다.성도의 목회자에 대한 고정관념,목회자의 성도에 대한 편견을 넘어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 바른 손이라는 의식하에 연합과 일치를 이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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