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TOP
DOWN


아름다운 오기

본문

요즈음 정가에서 유행하는 몽니라는 말이 있다. 남의 하는 일을 두고 심술궂게 받아들이고 아니꼽게 구는 심정이다. 우리 한국 사람에게 강하게 잠재돼 있는 이 몽니와 표리 관계에 있는 것이 오기다. 힘이 미치지않는데 지지않으려고 우겨대는 심정으로 몽니나 오기는 우리 한국인에게 별나게 강한 평등의식의 산물들이다.수천년 동안 기후에 쫓기며 벼농사 짓고 살아온 우리 조상은 남이 모를 심으면 나도-, 남이 김을 매면 나도- 하는 식으로 때를 놓지지 않고 경쟁적으로 남나름대로 해야만 굶지않고 살 수 있었다. 이 경쟁적 평등주의 때문에 남의 떡이 커보이고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 이 정착농경 심정이 도시생활에 투영되어 이웃이 컬러 TV를 사면 나도-, 이웃이 과외를 시키면 나도- 하는 남나름의 평등주의와 뒤지지 않으려는 반동에서 이웃보다한등 높이는 경쟁적 상향 현상을 초래했다. 그리하여 남 하는 일에 몽니가 나고 남 하는 일에 왜 내가 뒤지랴 하는 오기가 샘솟는다. 바로 흥부가 박을 타서 치부한 것에 놀부가 몽니를 부리고 제비 잡아 발을 부러뜨려 날려 보내는 것이 오기다.이렇게 보면 오기가 못된 심사만 같지만, 이것이 우리 한국사람을 잘살게 하고 곤궁을 극복시켜 발돋움시켜온 저력이었다는 측면도 잊어서는 안된다. 당나라 이백이 중국 통시대적 명시인이 된 것은 오골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시재에 있어서만은 남 앞에 허리뼈를 굽히지 않는다는 오기 때문이었다는뜻이다. 서리를 이겨내는 오기를 빗대어 국화를 오상이라 미화한다. 연전만 해도 한국-하면 미국사람들은 한국전쟁을 연상했다던데 근간에는 한국-하면 여자골프를 연상한다고 한다. 좋은 골퍼로서 요구되는 신장 콤플렉스 그리고 사업실패에 따른 가운의 응달에서 세계정상에 올라선 김미현양에게서 우리가보고 또 보아야 하는 것이 그 아름다운 오기인 것이다.야곱은 오기의 사람이었다. 그는 축복에 대한 오기가 있었다. 얍복강에서 그는 기어이 축복을 받고 말겠다는 오기를 부렸다.성도들은 믿음의 오기를 가져야 한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3,499 건 - 572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