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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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많은 여우가 포도원 앞을 지나고 있었다.포도나무에는 잘 익은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군침이 돈 여우는 포도원 울타리의 한쪽 구석에 있는 조그만 구멍으로 들어가려고 애를 썼다.하지만 여우의 몸은 너무 비대해서 통과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여우는 일부러 사흘을 굶었다.그런 뒤 몸이 홀쭉해진 여우는 가까스로 그 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여우는 포도를 실컷 따먹었다.배가 부른 여우는 자기가 들어왔던 구멍으로 도로 나가려고 했다.그러나 배가 너무 불러 나갈 수가 없었다.어쩔 수 없이 여우는 배가 홀쭉해질 때까지 숨어서 기다려야 했다.한참 뒤에 여우는 나오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결국 내 배의 사정은 처음 들어올 때나 나갈 때나 변한 것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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