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시의 장애인 정책
본문
미국 부시 행정부의 장애인 정책이 발표되어 세계의 장애인계가 주목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지 채 한 달도 안되어 내놓은 이번 장애인 정책은 ‘뉴 프리덤 이니시어티브’(New Freedom Initiative)이다. 우리말로 해석을 한다면 ‘새로운 자유의 창시’가 될 것이다. 장애인 정책 이름으로는 조금 이색적이고 색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름만큼 내용도 파격적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우선 2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하나는 어떤 장애를 가졌을지라도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컴퓨터교육 등 교육재활을 강구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중증·중복 장애인도 재택 고용의 기회를 보장해 주도록 지원고용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위에 매년 2억달러씩 향후 5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정책의 실천과제는 6가지 주제로 세밀히 기록하고 있다.첫째,재활테크놀로지의 개발과 ‘유니버셜디자인’ 보급이다. 둘째는 읽기 우선교육의 확대이며,셋째는 장애인 자가주택 보유율 증대다. 넷째,장애인고용의 다변화이며 다섯째,교통지원체계의 정비,여섯째가 편견·차별 불식 및 정치적 과정에의 장애인 참여 보장 등이 바로 그것이다.이 정책 보고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념은 비록 장애가 있어도 장애를 느끼지 않는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장애 해방을 통해 자유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도록 누리도록 하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이 미국의 장애인 정책을 접하면서 우리 한국의 장애인 정책도 철학적·이념적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와야겠다는 교훈을 받는다. 특히 장애 해방과 자유 향유라는 것을 다시금 음미하게 된다. 아직 우리나라처럼 장애인 복지를 시혜나 구제 차원으로만 생각하는 근시안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이 장애라는 것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회가 되도록 하자는 내용은 깊은 공감을 갖게 한다.우선 이번에 발표된 미국정책에서는 미국 장애인수를 모두 5400만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전 인구의 20%가 넘는 숫자다.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장애인수는 2000년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약 145만명으로 전 인구의 3. 09%에 불과하다. 장애인수를 인식하는 데서부터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우리나라에 교통사고나 산업재해율이 높은 것으로 볼 때 우리의 장애인 정책에도 과감한 투자와 생산적 복지로의 개혁적 법·제도가 요구된다. 뿐만 아니라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부응하고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질높은 장애인복지 정책을 개발·시행해야만이 장애 해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실제 장애를 이기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문적·종합적 재활과정이 필요한 과업일 것이다.의료재활,심리사회재활,교육재활,직업재활이 장애영역별·정도별로 요구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더구나 신체적·정신적 재활의 목표점을 두고 재활을 성취해야 장애 해방과 자유 향유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진정으로 장애인 재활을 통한 장애 해방이나 자유의 만끽은 그것만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육신적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로부터 해방되고 자유를 누리고 있는 사람은 영적 장애가 극복된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다음달이면 부활절이 다가온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부활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장애 해방은 물론 진정한 자유를 찾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기독교 신앙의 기저를 이루는 사랑을 장애인들과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일에 기독교인이 더욱 앞장서야 할 것이다./ 김종인 박사(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장]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