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 예술 선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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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농아예술선교단 만든 김현호목사침묵 속의 외침.손과 발,얼굴 등 온몸이 주를 찬양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수화 찬양과 뮤지컬,발레로 감동적인 무대를 연출한 주사랑농아예술선교단 2회 정기공연은 정상인들에게 강한 도전을 주었다.듣고 말할 수 있으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자유의 한 이름이지만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농아들의 침묵은 고통의 또다른 이름이다.하지만 그들의 얼굴은 조금도 어둡지 않다.오히려 고통을 승화시킨 환희가 느껴진다.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고요와 침묵 속에서 온몸으로 외치도록 만들었을까.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는 아름다운 마음,그것이 그들의 몸을 움직인 것이다.농아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맘껏 펼치며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한 김현호목사(37).그는 농아들의 진실한 친구이자 후원자다.김목사가 농아교회를 세우고 주사랑농아예술선교단을 만들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하지만 사명감과 기쁨으로 시작한 일이었기에 좌절과 실패란 있을 수 없었다.왜소한 체구의 김목사가 농아선교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신학교 시절이었다.같은 학년에 입학한 농아인 두 명을 본 순간 김목사는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몸이 약해 사회에 적응하지도 못하고 무기력하기만 했던 김목사는 그들을 본 순간 이 세상에는 자신보다도 더 약하고 어려운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를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들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성취하고자 하는 그들의 태도였다.김목사는 세상에는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됐다.그 이후 김목사는 수화를 배워 그들에게 강의내용을 통역해 주고 그들과 함께 농아인들이 생활하는 복지시설 등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했다.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김목사에게는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하지만 당시만해도 김목사는 자신이 농아선교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 뒤 군대를 다녀오고 평택교회 교육전도사로 활동하면서도 김목사는 농아선교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다.그러던 어느날 사역에 대한 기도를 하던 중 김목사에게 수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그 모습을 본 김목사는 자신의 사역이 농아선교에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비록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는 어려운 길임이 분명했으나 오히려 김목사는 샘솟는 기쁨을 느꼈다.평생 농아선교를 하기로 마음을 정한 김목사는 자신의 배우자로 농아인을 선택했다.일반인을 배우자로 맞을 경우 나중에라도 자칫 불만이나 불평이 일어난다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또한 농아인들과 진정으로 하나되기 위해서는 농아인과 결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김목사는 87년 서울에바다농아교회에서 부교역자로 활동하던 중 아내 현미성씨(32)를 만났다.성가대원이었던 현씨가 수화 찬양을 드리는 모습은 천사처럼 곱고 아름다웠다.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현씨에게 반해 김목사는 88년 12월 결혼했고 현재 두 아들 요한(11)과 요셉(9)을 두었다.요한과 요셉은 주사랑농아예술선교단이 공연하는 수화뮤지컬 ‘지저스’에 군중으로 참여하며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아왔다.93년 김목사는 경기도 파주에 주사랑농아교회를 개척했다.처음엔 수화로 말씀을 전하고 찬양을 하면서 농아인들을 구원의 길로 이끄는데 전념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농아들의 재능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시작했다.그들의 재능을 간파해낸 김목사는 농아들에게 재능을 펼칠 기회를 마련하고 정상인들에게 도전을 주기 위해 98년 주사랑농아예술선교단을 창단했다.지난해 3월 파주시민회관에서 처음 열린 공연은 한마디로 감동과 환희의 무대였다.‘농아들이 무슨 뮤지컬을 하겠다고…’라고 생각했던 관객들은 벌린 입을 다물 지 못했다.‘저들이 실제로 안들리고 말못하는 농아들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음악에 맞춰 정확히 손짓을 하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김목사와 농아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얼마나 눈물겨운 것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관객들은 박수를 그치지 않았다.공연을 마친 농아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그 이후 주사랑농아예술선교단은 전국 15개 도시를 순회하며 30여회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그리고 지난 2일과 4일 서울응암교회에서 열린 제2회 정기공연은 새로운 가능성의 무대로 평가받았다.김목사는 기존의 막연한 수화찬양에서 벗어나 장르를 세분화해 예술적인 면을 더욱 부가시켰다.주님만 바라보며 드리는 침묵수화찬양,온몸으로 주님을 경배하며 드리는 워십수화찬양,기쁨으로 춤을 추며 드리는 댄싱수화찬양,영성과 발레의 테크닉을 겸비한 발레수화찬양 등 모두 4가지였다.수화를 배운 정상인들과 농아들이 함께 참여한 공연에서 관객들은 농아인과 정상인을 구분할 수 없었다.크리스천들에게 그보다 더 큰 신앙의 도전은 없었다.전혀 생소한 분야인 발레까지 직접 배우는 등 김목사에게는 농아인들을 위해 하는 모든 일들이 힘들기는 커녕 즐겁기만 하다.오히려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일반인들의 편견이다.농아인들이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장애 하나만으로 세상에서 소외되는 현실이 누구보다도 안타깝다.한달 전 교회를 벽제에서 서울 불광동으로 옮긴 것도 농아인들의 교회를 도심으로 끌어내기 위한 일환이었다.그는 장애인들의 교회는 지리적으로나 시설면에서 일반교회보다도 더욱 뛰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김목사는 앞으로도 농아인들의 재능을 발굴해 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떳떳이 활동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고린도전서1:27)/이준희 jhlee@kukminilbo.co.kr1999.11.10, 00:00[아름다운 삶] 김목사의 바램김현호목사의 꿈은 소박하지만 크다.가장 큰 농아교회를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가장 좋은 농아교회를 만들겠다는 바람은 간절하다.스스로 어려운 처지에 있긴 하지만 2천만 농아가 있는 중국 선교를 위해서도 끊임없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또한 농아선교센터를 건립해 농아인들을 교육시켜 교역자 등 사회의 일꾼으로 환원시키겠다는 커다란 꿈도 가지고 있다.주사랑농아교회와 주사랑농아예술선교단은 단 한사람의 후원자도 없이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하지만 앞으로 더 큰 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필요하다.무엇보다도 기도 후원은 더없이 귀중한 자산이다.“농아교회의 가장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는 동시에 농아인들이 함께 예배하고 휴식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농아인들은 단순한 구제의 대상이 아닙니다.그들이 하나님의 일꾼으로 온전히 쓰임받도록 사랑과 관심을 쏟아 주십시오”주사랑교회에서는 매주 화·수요일 찬양으로 수화를 배우는 수화찬양교실도 마련해 일반인들에게 수화를 가르치고 있다(02-385-8702)./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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