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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빈부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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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장례식이 급격히 늘고 있다.서울의 유명병원에서 3일장을 치르려면 3000만원이 넘게 든다.여기에 호화 분묘까지 만들면 전체 장례식 비용은 1억원이 넘는다.사찰을 몽땅 빌려 장례를 치르는 일본풍(風)도 생겼다.반면 서민들은 비용이 좀더 싼 영안실을 찾아 부모 시신을 옮긴다.도시빈민들은 부유층의 수의값도 안되는 돈으로 초라한 장례를 치르고 있다.◇향나무 관에 12지신상 석제까지=서울 강남의 장례식장에서 부친상을 치른 김모씨(57)는 영안실 비용만 2700만원을 썼다.순수 국산 마(麻)를 손으로 다듬은 수의가 400만원,옻칠한 향나무 통관은 200만원이 넘었다.영안실 사용료만 하루 70만원이고 조문객 음식은 1인당 3500원을 잡았다최고급 장의시설을 자랑하는 서울 H병원,S의료원의 공식 가격표에 따르면 수의는 370만∼375만원,관은 175만∼178만원이다.그러나 한 장례업자는 “최고급 수의는 1000만원 이상,국산 향나무관 역시 1000만원 이상”이라고 말했다.묘지 비용은 장례식 비용의 두세배가 넘는다.유명 공원묘지의 경우 5평형(단일용)은 670만원,8평형(부부 합장용)은 1200만원선이다.그러나 선산을 이용해 호화 분묘를 조성할 경우 부르는 게 값이다.수십평의 묘지에 12지신상과 거북이 등 석제 조각에 화강암 비석까지 세우면 묘지 단장에만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든다고 한다.최근에는 사찰을 통째 빌려 3∼5일장을 치르는 전통 일본식 장례도 유행이다.◇매장 200만,화장 100만원=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고인의 시신을 시립병원 영안실로 옮기는 사례가 많다.박모씨(49)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던 어머니가 사망하자 영안실을 서울시립 강남병원으로 옮겼다.대학병원의 비싼 장례비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지난 9월 서울시 직영으로 문을 연 시립 강남병원 영안실은 지난달 90여건의 장례를 치렀다.일반병원 영안실 사용료가 비싸 죽은 뒤 고인을 옮겨온 경우가 대부분이다.이곳에서는 수의가 2만∼28만원,관이 7만5000∼80만원 정도로 서민들의 구미에 꼭 맞다.병원측은 70만원으로 모든 절차를 해결해주는 ‘서민용 장례 상품’도 개발했다.영안실 관계자는 “평균 장례비는 매장 200만원,화장 100만원”이라면서 “중산층의 시립병원 이용 급증은 최근 악화된 경제사정 때문”이라고 진단했다.행려병자나 노숙자,극빈층은 서울시내 동부·서대문·강남·보라매병원 등 4개 시립병원 영안실에서 장례를 치른다.비용은 국가 부담으로 40만∼50만원 정도.올 들어 지금까지 378명이 이들 병원을 거쳤다.시립병원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무연고 사망자가 늘어난다”며 “가족을 찾아 연락해도 돈 때문에 장례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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