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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살해범을 넌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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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들을 총으로 쏴 죽인 흉악범을 용서와 관용을 통해 갱생의 길로 이끈 한 중년 여인의 삶이 지금 전 미국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미국의 시카고 트리뷴 최근호에 따르면 모린 영(46·여)이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것은 지난 96년 10월.쌍둥이 형인 샘과 함께 외출했던 아들 앤드류(19)는 도심에서 라틴 갱 마리오 라모스로부터 반대파로 오인받아 반자동소총을 가슴에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비보를 접한 모린 부부는 채 피지도 못하고 세상을 뜬 아들 생각에 가슴이 무너지는 듯했다.그리고 슬픔에 젖어 만사를 제쳐두고 총기금지운동에 나섰다.하지만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그러던 어느날 모린 영은 성경을 펼쳐들었다.간절하게 기도하던 모린은 문득 성경에서 용서라는 단어를 찾아냈고 그 즉시 범인에게 편지를 썼다.“내아들이 숨진 그 순간부터 너를 위해 기도했다.내 마음을 알지 모르지만 우선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편지를 받아 본 범인 라모스는 깊은 감동을 받아 “아마도 내 남은 삶 전부를 영어의 몸으로 지내야 할 것입니다.지금 당신 가족이 겪는 상심을 감히 헤아릴 수없지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싶습니다”는 답장을 보냈다.몇 차례 편지가 오간 뒤 모린은 라모스를 찾아보기로 결심했다.그러나 교도소 간수들은 그녀의 안위를 염려했고 남은 아들 3형제도 ‘앤드류를 배반하는 짓’이라며 말렸다.성탄절을 앞둔 98년 12월.모린은 숨진 아들 앤드류가 합창단원으로 봉사했던 교회 목사와 함께 라모스를 찾았다.면회장소인 교도소내 카페테리아에 들어서는 순간 모린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느꼈다.범인 라모스는 자신의 아들과 마찬가지로 철부지 소년범에 불과했다.철창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모린은 라모스의 떨리는 손을 덥석 움켜쥐었다.“얘야 앤드류가 숨진 그 순간부터 너는 내 아들이 되었다.가족의 한 사람으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려무나”첫 면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모린은 그동안 자신의 어깨를 짓눌러온 그 무엇이 사라졌음을 느꼈다.이후로도 모린은 틈만 나면 라모스를 찾았다.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모린은 두 시간 가까이 차로 달려 오는 2016년까지 라모스가 복역해야 할 딕슨 형무소를 방문한다.꽁꽁 잠긴 교도소 강철문을 3번 통과하면 나타나는 새 아들 라모스.모린은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못받은 채 12세 때부터 거리의 아이로 떠돌았던 라모스를 꼭 껴안는다.면회 때마다 라모스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짓는다.그리고 “내 안에 일어나는 변화를 보고 있느냐”고 모린에게 묻는다.모린은 어둠을 딛고 늠름하게 성장하는 새 아들을 자랑스럽게 바라본다.이같은 사연이 미국내 주요 시사프로에 방영되자 모린은 수많은 편지를 받고 있다.내용은 ‘너무나 감동적’이라는 것.“용서란 말은 하기 쉬워도 행동으로 옮기기엔 어렵습니다” 모린은 지금 한 젊은이를 변화시키는 보람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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