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TOP
DOWN


생각의 유연성을

본문

굳은 생각에 간지러움을 태우자젊은이들이 주고 받는 난센스 퀴즈를 들어보면 참 재미 있다.‘SALT’와‘salt’의 차이점은 대문자는 ‘왕소금’이고 소문자는 ‘고운 소금’이다.또 ‘삶은 계란’을 영어로 ‘Life is egg’라고 번역하기도 한다.Life(삶) is(은) egg(계란)’이라는 것이다.과연 인생이란 계란과도 같다.계란을 뜨거운 물에 넣으면 익어서 단단하게 되듯 사람도 나이들고 학식이 깊어지고 지위가 올라가면 몸과 마음이 점점 굳어져가는 것 같다.그래서 새롭고 유연한 것을 거부하고 굳어진 것,자신에게 익숙한 것만을 고집한다.미국에서 오래 살다 최근 귀국한 어느 대학 총장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그 안의 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화난 표정으로 서로 외면하더란다.그래서 먼저 웃으면서 인사했더니 반가워하기는커녕 ‘별 이상한 사람을 다 본다’며 눈치를 줘서 당황했다고 한다.그러던 중 우연히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돼 정중히 인사했더니 “아저씨,저한테 무슨 유감 있으세요”라며 얼굴을 붉히더란다.그런 일이 있고나서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자신도 엉뚱한 데를 응시하게 됐다는 것이다.문화는 생각하는 방식이요,사는 방식이다.개인이든 조직이든 사람들을 문화라는 틀에 가두려 한다.문제는 그것이 사람을 살리는 틀이냐,그렇지 않은 것이냐다.경직된 사고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발뒤꿈치의 굳은 살같이 둔하게 만든다.규격화된 사고는 사람의 개성과 창조성을 죽이고 생각과 행동을 시체같이 차갑고 뻣뻣하게 만든다.유머를 모르는 사람,눈물을 모르는 사람,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지 않을 사람,앞뒤가 꽉 막힌 사람,전통과 교리를 우상화하는 사람,형식과 규정을 절대화하는 이가 그런 사람들이다.이런 사람들은 알래스카에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수출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또 손이 아닌 발(足)에 바를 화장품을 만들어낼 생각도 하지 못한다.동해에 나타난 잠수함을 잡은 것이 대포가 아닌 유연하고 작은 꽁치 그물이었음을 알지 못한다.007가방보다 보자기가 더 유용한 때도 있다.이런 사람들이 지배하는 문화권에서는 ‘반드시’ ‘꼭’ ‘절대로’라는말이 자주 사용된다.이런 말들이 ‘머스트(Must) 문화’를 만든다.‘머스트문화’에 익숙해지면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한다는 편집적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된다.아름다운 대자연을 보고도 기도원 지을 생각부터 하게 된다.머스트문화의 목사는 교회성장만을,직장인은 일의 생산성만을,학생은 일류대학 가는 데에만,정치인은 국회의원 되는 데에 모든 걸 건다.또 성경대로 살기보다 성경을 몇번 읽었느냐를 중시하고 형식만 남은 ‘닫힌 예배’에의 속박과 부자연스러움을 ‘믿음’으로 오해한다.머스트문화에는 감사와 자유함 대신 형식과 규정이 있다.그리고 여기에는 습기가 없다.창조의 씨앗은 머스트문화에서는 싹을 틔우지 않는다.우리의 굳은 생각에 간지러움을 태워,우리의 문화공간을 유연하고 웃음과 유머가있는 ‘좋은 땅’으로 만들어보자.경직된 머스트문화를 사람을 살리는 유연한 ‘메이(May) 문화’로 가꿔보자.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3,499 건 - 604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