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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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살아야 나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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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 작은 연못에 예쁜 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었다. 사이 좋게 살던 두 마리 붕어가 어느날 서로 물어뜯고 싸우더니 마침내 한 마리가 죽어 물 위에 떠올랐다. 죽은 붕어의 살이 썩기 시작했고 연못의 물도 썩어 들어갔다. 썩은 물을 먹게 된 나머지 한 마리 붕어도 죽고 말았다. 그 자그마한 연못은 지금도 더러운 물만 고인 채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양희은의 노래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지난해 여름 어린이 복사단 수련회에서 이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제목을 붙여 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어리석은 붕어’ ‘붕어 두 마리의 싸움’ ‘붕어의 욕심’ ‘혼자 독차지하려고 하면 둘 다 죽는다’ 등의 제목을 붙여 주었다.사람은 이웃에 기대며 사는 존재라고 한다. 사람은 두 발을 땅에 딛고 마음을 드높여 하늘을 우러르며 사는 존재라고 한다. 신앙이란 그렇게 사람에 기대며 또한 하늘을 우러르며 살 수 밖에 없는 사람의 마음에 하늘이 심어준 씨앗이 아닐까 ‘씨앗은 숲의 약속이다’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심어진 씨앗을 보며 미래의 숲을 믿는, 미래의 숲을 믿기에 하늘과 이웃을 섬기며 살아가는 사람이 신앙인이 아닐까그렇다. 나와 이웃은 한 밭에 떨어진 두 씨앗이다. 어느 하나가 밭을 독차지할 수는 없다. 바람이 불면 함께 흔들리고 눈비가 오면 함께 맞는다. ‘한솥밥 한식구’인 북녘 동포를 돕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여 북녘이 굶어죽으면 우리가 독차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어리석은 붕어’가 되고 말 것이다. 가진 것을 나누며 용서하고 화해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하늘과 사람에 기대어 또한 섬기며 살아가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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