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거짓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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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셋이 교문 앞에서 10달러짜리 돈을 주웠다. 나누어갖기로 하자니 자투리가 남는지라 거짓말 내기를 해서 몽땅 차지하기로 했다. 첫째 아이가 말했다. [우리 엄마는 밤마다 빗자루 타고 날아다닌다] 하자, 둘째는 [우리 엄마는 밤 늦도록 잠을 안 자도 나무라지 않는다], 셋째는 [우리 엄마는 내가 하고 있는 숙제를 빼앗아 대신 해준다]고 했다.제거짓말이 더 진짜 거짓말이라고 싸우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는 교장선생님에게 심판을 의뢰했다. [못됐다. 주운 돈은 파출소에 갖다주어야지 거짓말 내기를 하다니. 하느님께 맹세코 교장선생님은 어릴 적에 거짓말 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이에 세 아이는 [우리가 졌다. 10달러는 교장선생님 몫이다]했다. 미국 조크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 나라에도 이와 흡사한 이야기가 있는데 거짓말내기 해서 차지하기로 한 것이돈이 아니라 떡이요, 떡을 차지한 것이 서당 훈장이며, [하느님께 맹세코…]가 아니라 [죽음을 맹세코…]가 다를 뿐이다.거짓말을 할 때는 그것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하느님이 나 죽음 같은 극단에 보장시키러 든다는 것은 범죄심리학에서 상식이다. 그래서 수사받는 과정에서 이 극단 뒤에 숨어 결백을 내세우는 것은 책잡히는 일이요 따라서 금기가 돼있 다고도 들었다.그리스도의 산상수훈에서도 신을 빙자해 하늘이나 땅을 가리켜 [일절 맹세하지 말라] 했다. 이를 지키는 교파가 많아 합중국 헌법에는 대통령이 취임할 때 성서에 손을 얹는 선서(Swear) 아닌 확약(Affirm)을 해도 되게끔 돼 있다. 우리 나라에서 결사 필사 또는 죽음을 맹세하느니 목숨을 거느니 등 결백주장에 죽음은 단골 메뉴인데 실제로 죽은 것을본 적은 없다. 이번 고관부인 옷 로비사건 청문회는 국회가 멍석을 깔아준 네 여인의 거짓말 사중주로 온 국민이 짜증을 내는 불협화음의 연속이었다. 그 불협화가 이어질 때마다 성서며 하느님이며 죽음이 별나게 강조됐던, 그래서 인상적인 사중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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