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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된 언어의 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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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솨여,안냐세여,넘 방가여.압구정역 6시 번개 설녀 28 열분 2만 바2”이 문장을 이해할 수 있는 기성세대가 얼마나 될까 이 말은 “어서 와요.안녕하세요너무 반가워요.압구정역에서 당장 미팅할 28세 서울 여자는 나와요,여러분 이만 바이바이”라는 뜻으로 젊은 세대에게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채팅방 언어이다.이러한 언어의 변화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언어는 시대의 유행이므로 젊은 층을 이해하고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그냥 따라서 배워야 하는 것인가.아니면 경각심을 가지고대처해야 할 것인가.물론 언어의 축약은 편리함을 준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그러나 이로 인한 문제점도 적지 않다.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므로 일정한 형식과 체계를 지켜야 한다.그런데 오늘날에는 편리함의 추구가 지나쳐 언어체계의극심한 혼란이 일고 있다.채팅방에서 흔히 사용되는 ‘근까(그러니까)’ ‘시퍼(싶어)’ ‘올치만(옳지만)’ ‘알바(아르바이트)’ ‘깔(girl)’ 등을 읽으면서,맞춤법을 가르치는 국어교사들의 심정은 어떨까채팅방의 세계에서는 경어가 사라지고 있다.대부분의 문장이 ‘∼여’로끝난다.예를 들면 ‘안녕하세요’를 ‘안녕하세여’라고 쓴다.컴퓨터 자판에서 ‘꿢’가 ‘냓’보다 쓰기쉽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지만,다른 이유는 이것이 경어도 아니고 반말도 아니기 때문에익명의 상대방에게 무차별로사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인 것 같다.보다 심각한 것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어휘를 대신하는 현상이다.‘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는데 유행어들은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무시하고있다.요즈음 젊은 층에서 널리쓰는 말 중 ‘왕’이라는 말은 ‘매우’ ‘대단히’ ‘몹시’ 등을 대신하고 또 ‘짱’이나‘캡’이라는 말은 ‘좋다’ ‘아름답다’ ‘훌륭하다’ ‘만족스럽다’ 같은 말을 대신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이 급속히 진전되면 많은 어휘가 사라질 수 있다.어느 언어학자는 21세기에는 정보화의 급속한진전으로 인해서 현재 사용되는 언어의 90%가 사어(死語)가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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