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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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휴가철이다.산과 강,계곡과 바다는 사람들로 미어지는 것이 한국의 풍경이다.이때 ‘노는’ 휴가를 가지 않으면 무슨 팔불출에라도 끼는 것처럼 여긴다.휴가는 휴식으로서의 의미가 더 큰 데도 말이다.미국인들은 월급장이의 경우 1년에 4주 정도,장사하는 사람도 2주 정도 휴가를 갖는다.휴가는 기분 전환이나 휴식 정도의 의미가 아니라 1보 후퇴-2보 전진의 생산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뉴욕의 포트 오솔리티나 메트로폴리턴 생명보험이 같은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즉 휴가를 충분히 사용하는 직원들이 훨씬 능률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볼티모어의 실업가 존 사이즈모어씨는 회사원의 분석연구에서 휴가를 돈으로 환불받거나 쉴 시간도 쉬지 않고 일하는 소위 열성적인 사원은 달갑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그런 사원들이 생산성은 저조하고 병가를 많이 받으며 퇴사율이 높기 때문에 신규사원 훈련비용을 감안하면 회사의 손실이라는 것이다.하워드의대의 정신과 교수 맥시 몰츠비 박사는 휴가를 단축하거나,직장의 일을 집에까지 들고가거나,휴가중에도 직장에 전화거는 자나 식사중 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했다.그런 사람에게 심장마비가 많고 위장병 각종 성인병과 정신질환이 많다는 것이다.“그들은 자기 인생의 넓은 그림을 못 보고 있으며 언제나 좁은 굴 시야(Tunnel vision)만 가졌다”고 몰츠비 교수는 한탄했다.저명한 화가 그랜트 우드씨는 “나의 좋은 작품은 붓을 들었을 때가 아니라 소의 젖을 짤때 이미 제작됐다”고 했다.이 거장의 말은 후퇴 속에 걸작이 생산될 힘이 있다는 뜻이다.신학자 와이트헤드 박사는 종교를 가리켜 “인간이 조용히 물러앉아서 깨닫는 전뢰”라고 했다.행동이 필요하지만 그 행동에 스피드가 붙고 효율적이 되기 위해서는 얼마동안 물러앉았을 때에 비축되는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하나님이 사람을 지으셨을 때 사람이 쉬는 시간에 성장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라고 나는 가끔 생각한다.정신적 성숙이나 남길 만한 업적들은 바쁘게 뛰어다닐 때가 아니고 휴식과 독존(solitude)의 시간에 이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바흐의 웅장한 오르간 음악들은 그의 손이 오선지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그 시간에 이뤄지지 않았다.가족들이 잠든 밤중에 그가 숲 속을 산책하는 모습을 동네사람들은 가끔 보았다.사람들은 바흐를 고독한 사람으로 오해했다.고독과 독존은 다르다.바흐의 음악들은 별을 바라보며 밤과 사귀는 동안에 작곡된 것이다./최효섭<미국아쿨라한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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