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을 키워주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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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영문학자이자, 나는 고양이로다라는 유명한 작품을 남긴 20세기 초반에 활동했던 일본의 소설가이다. 언젠가 그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한창 열렬히 강의를 하고 있는 중, 그의 눈에 거슬리는 한 광경이 있었다. 강의실 한가운데 앉아 있던 어떤 학생이 자신의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찌른 채로 수업을 듣는 것이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평소에도 완고하고 엄격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므로 그 학생의 어긋난 자세를 그냥 보아 넘길 수가 없었다.그는 학생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거기 앉아 있는 학생! 주머니에서 손 빼게나."하지만 학생은 여전히 주머니에 넣은 한 손을 빼지 않았다. 순간 강의실 분위기는 냉랭한 공기로 휩싸였고, 다른 학생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긴장하였다. 나쓰메 소세키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그 학생에 대한 화를 간신히 눌러 참으며 단상에서 내려와 직접 그 학생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한 발자국씩 다가와도 그 학생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주머니 속에 넣은 손을 거두지 않았다."내 말이 들리지 않나 수업 시간에 그런 풀어진 자세로 앉아 있는 게 옳다고 생각하나 어서 주머니에서 손을 빼게."그러자 그 학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마디를 던졌다."교수님, 저는 팔 한쪽이 없는 외팔이입니다."나쓰메 소세키는 충격을 받았다. 제자의 형편을 알지 못하고 다그쳤던 것이 미안스러웠다. 하지만 그 순간 나쓰메 소세키에게 또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한쪽 팔이 없다고 계속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있는 저 학생의 수동적인 자세를 고쳐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보게. 교수인 나도 지금 없는 지식을 억지로 짜내서 수업을 하고 있다네. 그러니 자네도 없는 팔 한쪽을 드러내주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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