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이 국가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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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언제부터인지 정직과 출세는 역비례적 관계에 놓이며 국가발전이나 경쟁력 배양은 개인의 도덕성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한 편견이 뿌리 깊게 박혀버린 듯하다.'정직하면 출세 못한다' 는 것이 상식인 듯 이야기 되고 무한한 국가경쟁력의 배양을 부르짖는 지도자들도 그것이 도덕성의 함양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거의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대형 부패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폭로되는 속에서 국가 지도자들이라는 사람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향하는 정경을 보노라면 출세와 도덕성이 같이 갈 수 없다고 믿게 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나도 출세만 할 수 있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한 듯 받아들이며 그런 생각은 암암리에 어린 아이들에게도 전달이 된다.개인의 입신이나 기업의 성공이 과연 도덕성의 함양과 상관없는 것이며 국가경쟁력과 정직은 서로 상관없는 것인가오늘날 유럽의 눈부신 재기와 발전상은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교훈을 던져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우리는 이제 유럽의 시대가 끝난 것으로 생각했다.양차 세계대전을 거친 후 유럽은 폐허가 됐고, 식민지들이 모두 독립해 나갔으며 정신적으로 탈진상태에 빠진 듯했다. 역사의 무대는 영원히 다른 곳으로 옮겨간 듯했다.그러나 오늘날 유럽을 보라. 수백년을 거쳐 형성돼온 민족과 국가의 장벽을 뛰어 넘어 연합을 형성하고 다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올라서고 있지 않은가.유럽에서도 가장 변두리에 위치해 비교적 최근에야 유럽연합(EU)에 가입 했으며 세계대전의 피해를 크게 보아 1970년대까지만 해도 배고픈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나갔던 나라 핀란드가 이제 모든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모범국가 중 하나가 됐다.전범으로 가혹한 대가를 치렀던 독일이 과거를 청산하고 다시 유럽의 통합을 주도하는 중심세력으로 부상하게 된 비결은 어디에 있었을까□ 뼈를 깎는 듯한 도덕적 성찰과 지적 기율 없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곧 정직에 기초한 성실.근면밖에 이 나라들이 따로 갖고 있는 뾰족한 수단은 없었다.정직이 기초가 됐을 때 비로소 민주적 정치제도가 발전하고 의미있게 운영될 수 있는 것이며 정직이 기초가 됐을 때 국가경제의 낭비없는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어느 나라에도 항상 법과 도덕의 견제를 벗어나려는 유혹을 받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하지만 적어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 이라고 낙인이 찍히면 공인으로서 뿐 아니라 이웃으로부터도 사람 취급을 받기 어려운 것이 유럽사회, 특히 대부분이 개신교 국가인 주요 선진국들의 공통점이다.정직이 전제되기 때문에 부정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돼야 하는 각종 제도적 장치의 수립과 운영에서 오는 물질적.정신적 소모와 낭비가 줄어든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고 신뢰를 받으며 참된 인간적 긍지를 느끼고 살기 때문에 발현될 수 있는 창조적 에너지가 곧 국가경쟁력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정직은 결코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린이들의 경우는 거짓말과 참말의 구별이 간단하지만 그 시절부터 거짓말 하지 않은 것을 철저히 배우지 못한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부정은 여러 가지 농도와 형태를 띨 수 있다.영수증으로 증거를 마련해놓고 국민이 세금으로 낸 돈을 낭비하는 관료의 부정에서부터 무책임한 선거공약을 남발해 유권자를 현혹하는 정치인들, 설익은 지식을 팔아먹는 교수와 교사들, 사적 편견으로 기사를 물들이는 언론인들이 버젓이 행세하는 한 우리의 국가경쟁력은 정직이 기본이 돼 있는 나라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 수 없다.철저한 정직과 성실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적 진리의 추구 또한 불가능하다. 설익은 지식은 또 하나의 불량 상품이 돼 지식인들은 살찌게 하나 각종 편견이나 그릇된 정책으로 연결돼 사회를 좀먹어 들어가는 암이 될 수 있다.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함은 부정할 수 없는 교육의 위기도 크게 보면 우리의 거대한 지적.도덕적 위기의 한 부분이요, 뿌리라고 볼 수 있다.국가경쟁력의 배양은 우리 주변에서부터 각종의 부정직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배척해서 그들이 정직해지지 않으면 사람축에 끼지 못함을 깨닫도록 압력을 가하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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