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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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된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서 브랜드는 국가의 경쟁력과 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단순히 역사가 오래되었다거나, 제품이 좋아서라는 이유만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고객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줌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보면 기업의 가치는 브랜드의 가치라고도 말할 수 있다.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인삼을 일본이 선점하여 1930년 진생(GINSENG)으로 등록하였고, 콩을 원료로 하여 만든 우리 생활에 밀접한 토속적인 식품 ‘두부’도 미주나 구라파에서 건강식품으로 선호하고 있지만, 이미 일본이 ‘도후’로 세계에 인식시켰다. ‘김치’도 우리가 선등록 하였더라면, 일본 ‘기무치’ 시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한국화약그룹(KOREA EXPLOSIVE GROUP)’은 그 이름이 폭발범이나 테러집단의 뜻으로 잘못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한화(HANWHA)’로 그룹명칭을 변경하게 되었다. 30여 년간 투자해온 브랜드 비용이 낭비된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 맥주 브랜드인 ‘오비(OB)’도 미국에서는 유명한 여성 생리대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데, 수출시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브랜드 인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도 문제가 된다.긍정적인 면으로는 IMF의 여파로 외국기업의 국내기업에 대한 인수나 합병이 증가하면서 ‘로켓트전기’가 ‘듀라셀’에 7년간의 국내상표권과 영업권으로 받은 815억원 중 660억원이 브랜드의 자산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었고, 삼성제약의 ‘에프킬라’도 한국존슨이 297억원을, 서통의 브랜드였던 ‘썬파워’도 500억원의 자산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도 있었다. 양지사가 마이크로소프트사와 ‘WINDOW’ 브랜드를 놓고 벌인 7년 분쟁 끝에 승소한 일은 브랜드의 선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었다.만약 우리가 브랜드 자산가치가 400억달러에 이르는 IBM이나 PEPSI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하나만이라도 갖고 있었더라면, IMF 외환위기를 브랜드 하나만 가지고도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소비자들은 어느 단계에 이르면 품질이나 효용의 차이는 느끼지 못하게 되고, 좋은 품질을 고르기 위해 더 좋은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우리 브랜드들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서는 목표 시장에 대한 지역적인 특성과 소비자의 욕구부터 면밀히 파악, 차별화된 브랜드 특성을 고객에게 깊이 각인시켜야 한다.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컨소시엄을 구성, 그 전략과 기술을 개발해낼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도 외국 브랜드의 마구잡이식 수입관행에서 탈피하여, 브랜드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브랜드도 당당히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최고의 지적자산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한국브랜드협회 창립준비위원장·동덕여대 디자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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