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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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이던가.비오는 날 남편과 우비를 입고 산에 올랐다.송추 계곡에 있는 오봉.아무도 없는 산.소나무 사이에 우산 2개를 펴고 쪼그리고 앉아 집에서 가져온 점심을 먹었다.비는 차갑게 온몸을 적셨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운무는 잠시 세상 시름을 잊게 했다.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다 남편이 빗길에 미끄러져 발을 삐게 되었다. 나는 무거운 배낭을 지고 불편한 남편을 부축하며 비에 완전히 젖은 상태로 힘겹게 집에 도착했다.아!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거실에 전기장판을 따뜻하게 깔아놓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틀림없이 엄마 아빠가 비에 흠뻑 젖어 추우실거라고.아들과 딸은 “따뜻한 샤워부터 하세요”라고 말한 후 얼른 나가 아빠를 위해 약과 피로회복제를 사왔다.그뿐이랴. 아들과 딸은 “엄마,김치찌개는어떻게 끓여요”라며 부엌에 들어가 밥을 차리기 시작했다.더욱 놀라운 일은 잠시 잠든 사이 딸이 교복을 빨아 놓은 것.순간 찡한 감동을 받았다.“고맙다 너희가 있어 너무 행복해”자녀로부터 받는 예상치 못한 사랑은 행복 그 이상이 아닐까.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부모가 사랑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사랑하는 지를 배운다.평소 맏며느리로서 시부모님을 모시는 모습,좋은 글귀를 걸어 놓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모습,부부가 함께 좋은 시간을 가지려는 모습 등.우리가 자녀에게 보여주어야 할 모습들이다.딸이 문득 하는 말.“엄마한테 참 좋은 걸 배워요.엄마 말대로 하면 무슨 일을 해도 자신감이 생겨요.또 마음도 편해지고요”자녀 또한 부모를 사랑할 줄 알게 되는 서로간의 사랑,그것이 바로 사랑의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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