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게 이쁜 울 엄마
본문
우석이가 중3 이 된 어느날, 어머니는 몹시 화가 났다.얼마 전 성적표를 가져왔는데 보니까 기뻐할 만한 결과가 아니었다.그러나 어머니에게 있어서 문제는 성적 자체보다도 아들의 태도였다.뭔가 스스로 생각하는 게 있겠거니… 그래서 좀더 분발한다던가 다짐이나 각오 등등,아니 뭐 그렇게까지는 않더라도 이제 중3인데,자기 문제인데,저 자신이 뭐 좀 걱정하는 빛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그런데 저 태평함이라니!화가 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화 날 상황에서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그리고 화내지 않는 것이 사랑은 아니다.그러나 화를 내는 데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다르다.성적은 그 모양으로 받아놓고,중3인데 너 정신이 있니 없니 어쩌고… 화를 버럭 내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그냥 넘어가는 것도 아니다.대신 아주 단호하게 “엄마는 정말 화가 나,성적이 꼭 잘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그런데 그것을 접하는 너의 모습에서 정말 화가 나.좀 더 나아져야겠다던가,이번 일에서 뭔가 배우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엄마는 네가 행복하게 사는 걸 보고 싶은데,그리고 그 방법을 한창 배울 때라고 생각하는데,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정말 안타깝고 슬퍼”며칠 후,어머니는 핸드폰에 뭔가 써있는 걸 발견했다.“겁나게 이쁜 울 엄마” 그렇게 야단쳤는데.가슴이 뭉클하다.이번 여름방학 동안 어머니는 다른 일들은 접고 아들의 학습을 돕기로 했다.거의 한 달이 다 되는 동안 씨름하며 종종 부딪치기도 했건만,어느 날 휴대전화에 써 있던 글이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우석이 공부 열심히 할껴”미국의 정신의학자 스콧 팩의 말이 맞습니다.“사랑은 단순히 거저 주는 것이 아니다.사랑은 지각있게 주는 것이고,마찬가지로 지각있게 안 주는 것이다.그것은 지각있게 칭찬하고 지각있게 비판하는 것이다.상대방을 평안하게 해 주는 것과 더불어 지각있게 논쟁하고 투쟁하고 맞서며 몰아대고 밀고 당기고 하는 것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