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의 기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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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10억달러 기부와 컴퓨터 산업의 미래97년대 빌 게이츠가 학교와 도서관의 컴퓨터 설치 사업에 5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하자 대다수 미국인들은 역시 ‘빌 게이츠’라며 감탄했다.그러나 찬탄의 한편에서는 비판도 있었다. 게이츠가 기부하는 5억 달러가 사실은 많은 미국인들이 얼핏 생각하는 현금이 아니라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운영체계를 장착한 컴퓨터를 현물로 기부하겠다는 것이며, 컴퓨터의 시장가격 5억 달러는 빌 게이츠 자신에게실제 5억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이며, 이 컴퓨터를 기증받은 학교나 도서관들이 관련 컴퓨터 사양들을 구입하고, 정기적인 업그레이드 때마다 발 맞추려 하다보면 한 학교당 연간 약 7,000 달러 어치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바비 돌 시나리오’이런 비판은 무엇보다 이 컴퓨터로 교육받은 학생들이 결국은 미래에 윈도우 운영체계를 장착한 컴퓨터의 구매자가 될 것이 뻔하므로 게이츠로서는 이것이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꽤 괜찮은 투자인 셈이라고까지 밝히면서 게이츠의 전략은 바비 인형을 공짜로 주고 인형에 입옷이랑 악세사리 등을 비싸게 파는 ‘바비 돌 시나리오’와 같다고 몰아부쳐 게이츠의 선행에 한 바가지 정도의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또 빌 게이츠가 컴퓨터 교육에 5억 달러를 기부하겠다는 발표를 한 직후 MS사의 경쟁사인 오라클시스템사의 로렌스 엘리슨 회장도 같은 형식으로 1억 달러를 내놓겠다고 발표하여 위에 말한 꼬집기 비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닐지 모른다’는 느낌에 일조를 했었다.당시 게이츠는 일부 언론에 의해 철강왕이자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자선가인 카네기와 비교되기도 했는데, 이들은 카네기는 자선을 사업확장의 도구로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 게이츠가 정말로 카네기와 비견되려면 학교와 도서관에 대한 일회성 컴퓨터 제공에 그칠 것이 아니그 교육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어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소수민족에게 지급되는 장학금그런데 지난 16일 빌 게이츠는 거금 10억 달러를 향후 20년 동안 소수민족 출신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하여 다시 한번 찬탄을 일으켰다. 이 장학금은 현재 자산이 총 1백70억 달러에 이르는 게이츠 부부 재단 기금의 일부를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인데막 연간 1,000명 이상의 소수민족 학생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ABC의 바바라 월터스와의 회견에서 게이츠는 “가난한 백인들도 많은데 왜 그들은 이 혜택에서 제외했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대학시절 소수계 출신 학생과 같이 룸 메이트를 하면서 그들이 어떤 시련을 거쳐왔는지를 알았기 때문에 그들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한국 기업가도 빌 게이츠 닮길꼬집기 좋아하는 험담가들이 볼 때, 이번 선행에도 전번과 같은 허점은 있다. 미국 컴퓨터 산업은 현재 심각한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인력 부족 상태가 이렇게 계속되면 앞으로 20년 뒤에는 미국 컴퓨터 산업의 세계 시장 장악은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그래서 게이츠가 장학금이 수혜자격을 컴퓨터 산업의 기초가 되는 과학, 엔지니어링 컴퓨터 전공자들로만 제한한 것은 이런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타개책이라는 비아냥이다. 또한 우수한 백인학생들은 공부를 힘들게 해야 하는 이런 분야보다는 주식시장의 활성화에 따금융분야로 진출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어 우수한 소수계 학생들조차 앞으로 그 분야로 뺏긴다면 미국 컴퓨터 업계의 경쟁력은 정말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그러나 그 의도가 어디에 있든지간에 거액을 쾌척하는 행위를 구태여 폄하하기보다는 한국에도 그것을 닮은 기업가가 많아지기를 바라고 싶다.참고: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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