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들의 험담
본문
어느 날, 목공소의 연장들이 회의를 열었습니다. 사회는 평소와 같이 <망치>가 맡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회의 도중 회원 중 몇몇이 반기를 들고 사회자 망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였습니다. "망치는 항상 깨고 부수는 자요, 늘 소란을 피우는 자니 여기서 떠나야 합니다."그러나 망치가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나 스스로도 나의 결점을 인정하므로 이곳을 떠나겠습니다. 하지만 나와 함께 떠나야 할 자가 있으니 바로 <대패>입니다. 왜냐하면 대패가 하는 일에는 전혀 깊이가 없고 늘 남의 껍질을 감싸기보다는 벗기기 때문입니다."이에 화가 난 대패가 말했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자(尺)>도 나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는 자기만 옳은 듯이 항상 남을 측량하므로 모두에게 덕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그러자 조용히 듣고 있던 <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톱>을 지적하면서, "톱은 연합 운동보다 분리 운동만 하고 있으니 여기에서 가장 불필요한 자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톱은 사포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사포(sandpaper)! 너도 너무 거칠어."이렇게 서로가 한창 다투고 있을 때 목수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 모든 연장들을 총동원하여 순식간에 아름다운 설교단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닌가! 서로 약점만을 들추며 다투던 그들은 결점 많은 자신들이 이처럼 좋은 일에 쓰임받은 사실에 감탄하면서 "우리가 나사렛 목수의 동역자들이구나!"하며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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